[한·일 100년 대기획] “반성 없는 일왕방한 과거사 면죄부 우려”

[한·일 100년 대기획] “반성 없는 일왕방한 과거사 면죄부 우려”

입력 2010-02-03 00:00
수정 2010-02-0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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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하종문 교수

하종문 한신대 일본지역학과 교수는 “일왕의 방한은 과거사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방한을 계기로 향후 양국 관계에 있어 카드(협상 우선권)를 일본에 넘겨줄 수도 있다.”며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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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하종문 교수
한신대 하종문 교수
→역대 한·일 관계에서 일왕의 역할이 어떠했나.

-해당 시기에 따라 일왕의 정치적 역할이 달랐다. 메이지 일왕은 조선 병합에 관여했고, 다이쇼 일왕은 3·1운동 이후 문화통치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쇼와 일왕은 만주사변을 일으키는 등 군국주의를 선동했다.

→일왕의 시대적 역할이 달랐지만 총체적으로 일본을 군국주의로 내몬 것은 일왕제에 대한 폐해 때문이지 않나.

-일왕은 군부를 명령할 권한이 있었다. 내각이 있었지만 육군대신과 해군대신 등 군 통수권자를 일왕이 실제로 지휘했다. 중국과의 전쟁은 군부가 일왕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결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왕은 전쟁 상황에 관심을 가졌고 실제로 큰 영향을 미쳤다. 전쟁중 모든 보고가 일왕에 보고됐다는 점에서 일왕이 태평양 전쟁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평가가 진실에 가깝다.

→전쟁에 대한 책임은 일왕과 군부중에서 누가 더 크나.

-군부가 일왕을 앞세우고 일본을 전쟁으로 몰고 갔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일본 재벌의 책임은 없나.

-일본 재벌은 우익의 속성을 지녔고, 일왕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지탱한 또 다른 세력으로 평가받을 만 하다.

→아키히토 일왕의 방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과거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없고, 아무런 대가없이 일왕이 방한하는 게 실익이 없다는 차원에서 반대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2010-02-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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