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작물선택·현장체험 1~7월 500여명 다녀 가
오병덕(52)씨는 지난 2월 경기 이천 고향에 내려왔다. 서울에서 의류업 등 개인사업을 했지만 예전만큼 돈벌이가 되지 않자 귀촌을 택했다. 여러해 전부터 전원생활을 꿈꿨지만 농지 구매나 작물 선택을 위한 정보가 없어 머뭇거려 온 터였다. 다행히 올 초 서울역에서 열린 농촌진흥청 직장인 귀농교육을 받고서 목표를 구체화했고 고향에서 인삼을 키우며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이 가운데 서울역에서 열리는 농진청의 귀농 교육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농진청 교육은 귀농을 희망하는 직장인이 궁금해할 만한 과목들로 채워졌다. 농지 구매 및 작물 선택 방법, 귀농 성공 사례 소개, 기초 농업기술 강의 등이 세부 주제다. 교육 뒤에는 기차를 타고 귀농 희망지역을 현장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7기에 걸쳐 모두 500여명의 직장인이 거쳐 갔다. 애초 모집인원보다 40%를 추가로 뽑았을 만큼 인기가 좋다.
농진청은 다음 달부터 심층 교육을 위한 엘리트 귀농대학을 열기로 했다.
참가자 중에는 베이비붐 세대가 특히 많다. 5기 수강생 중 50대가 50%였고 40대도 26.2%에 달했다. 은퇴를 앞두고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려는 중년층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40대 미만은 16.3%였다. 젊은층은 농업을 고수익이 가능한 ‘블루오션’으로 여기고 귀농을 택한다.
귀농 교육 참가자는 대부분 수도권 및 강원·충청권에 정착하기를 원한다. 고향으로 내려가면 쉽게 정착할 수 있겠지만 경관이나 수도권과의 인접성 등을 따져 멀리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특히 베이비붐세대는 소유 주택 등 생활 기반이 서울에 남아 있기 때문에 1주일 중 나흘은 교외에서 농사를 짓고 사흘은 서울에서 생활하고자 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경치 좋은 곳에서 적당히 일하며 안정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은 거둬들여야 한다.”면서 “농촌 지역민들과 얼마나 빨리 융화할 수 있는가가 성공적 귀농의 첫째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0-08-0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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