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19>크라운·해태제과그룹] 윤영달 회장, 새출발 10년 ‘아트경영’으로 제과업계 정상 도전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19>크라운·해태제과그룹] 윤영달 회장, 새출발 10년 ‘아트경영’으로 제과업계 정상 도전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15-05-31 23:40
수정 2015-06-0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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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해태제과 청사진·후계구도

올해는 해태제과가 해방둥이 기업으로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이지만 2005년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가 합쳐져 새 출발을 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인수 당시 크라운제과의 매출액은 2800여억원으로 제과업계 4위, 해태제과의 매출액은 6100여억원으로 제과업계 2위였다. 다윗이 골리앗을 집어삼키는 꼴이었다. ‘과자’를 만든다는 공통의 업(業)이 있다 하더라도 각자가 역사가 깊은 회사이기 때문에 조직이 쉽게 융화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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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6월 3일 찍은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 가족 사진. 왼쪽부터 차남 윤성민 두라푸드 이사, 부인 육명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고문, 윤영달 회장, 장남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장녀 윤자원씨.
1997년 6월 3일 찍은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 가족 사진. 왼쪽부터 차남 윤성민 두라푸드 이사, 부인 육명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고문, 윤영달 회장, 장남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장녀 윤자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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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두 조직을 하나로 합칠 수 있었던 데는 윤영달(70)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있었다. 윤 회장은 2004년 말부터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남산에 있는 타워호텔(현 반얀트리호텔)에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 두 회사의 간부급을 모두 부른 뒤 외부 강사의 강의를 듣게 했다. 테이블마다 크라운제과 간부와 해태제과 간부를 섞어 앉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대화를 나누도록 유도했고 이런 모닝아카데미는 250회 이상 이어지고 있다.

간부급이 융화됐다면 이번엔 직원이었다. 윤 회장은 두 회사의 직원들을 조를 짜 매주 주말마다 북한산에 오르게 했다. 윤 회장도 함께 산에 올랐다. 힘들게 산에 오르는 과정을 서로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 회장의 등산경영은 좋은 성과를 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두 회사가 합쳐지면서 최근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해태제과 인수 직후 크라운제과의 2005년 그룹 매출은 9436억원에서 지난해 1조 841억원으로 상승했고 업계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크라운산도’로 성장하고 ‘해태제과’의 인수로 한 단계 더 도약한 크라운·해태제과는 윤 회장의 ‘아트(Art)경영’으로 제과업계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해 1월 출간한 ‘AQ 예술지능’이라는 책에서 “나는 우리 크라운해태를 단순한 기업이 아닌, 프로페셔널 예술가 집단으로 만들려 한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AQ는 ‘예술지능’(Artistic Quotient)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기업의 경영진과 직원들이 스스로 예술가가 돼 창의력을 발휘해야 급변하는 시대에 살아남아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아트경영이 나온 배경에 대해 “성숙기에 이른 국내 제과 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예술이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제과업계의 품질이나 마케팅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고객들의 과자 제품 선택은 계획적인 구매가 아닌 매장에서 보이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매우 크다. 따라서 고객들에게 제품의 우수한 품질에 예술의 감성을 더한 제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 바로 아트경영이라는 얘기다.

윤 회장의 아트경영은 실제 제품으로도 이어져 좋은 성과를 냈다. 2007년 ‘오예스’ 포장에 심명보 작가의 ‘백만송이 장미’를 그려넣어 연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이어 밋밋한 과자였던 비스킷 ‘쿠크다스’에 초콜릿으로 물결 모양의 움직임을 넣었더니 매출이 두 배 이상 신장했다.

물론 겉만 신경 쓰는 것은 아니다. 윤 회장은 품질 그 자체인 맛도 꾸준히 챙기고 있다. 자사의 신제품은 물론 다른 회사의 과자를 늘 맛보고 평가하고 있다. 윤 회장이 과자를 먹을 때는 철칙이 있다. 반드시 식사를 다 하고 과자를 먹고 한 입만 먹고 버리는 게 아니라 한 봉지를 다 먹는다는 철칙이다. 이는 배고플 때 과자를 먹으면 뭐든 다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에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봉지를 다 먹을 때 맛이 꾸준히 느껴져야 좋은 제품이라는 생각에서다.

포스트 윤 회장에는 윤 회장의 장남 윤석빈(44) 크라운제과 대표이사가 꼽힌다. 그룹 측은 윤 회장의 후계를 말하기에는 윤 회장이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 이르다는 평이다. 하지만 윤 회장이 26세의 나이에 이사 직함으로 경영에 참여했고 아들과 사위가 모두 대표이사 직함을 달며 책임경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후계구도가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표이사는 미국 뉴욕의 미술대학인 플랫 인스티튜트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홍익대 국제디자인대학교대학원(IDAS)에서 디자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크라운제과 이사, 상무 등을 거쳐 2010년 7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윤 대표이사는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크라운제과의 지분은 없다. 크라운제과는 윤 회장이 최대 지분(27.38%)을 보유하고 있고, 그다음이 연양갱을 만드는 두라푸드(지분 20.06%)다. 이 두라푸드는 윤 대표이사가 59.60%의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윤 회장에 이어 그가 모기업인 크라운제과를 물려받을 것임을 엿볼 수 있다.

최근 허니버터칩의 대성공을 주도한 윤 회장의 사위 신정훈(45) 해태제과 대표이사는 재계의 손꼽히는 능력 있는 사위로 불린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한 뒤 삼일회계법인과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했다. 신 대표이사는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를 주도했다. 그는 2008년 해태제가 멜라민 파동으로 휘청될 때 문제를 수습한 1등 공신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회사 내 지분이 전혀 없다.

차남 윤성민(41) 두라푸드 이사는 두라푸드 지분 6.32%를 보유 중이다. 그는 두라푸드 외에도 제빵에 관심을 보이며 현재 서울시내 한 베이커리 지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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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5-06-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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