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보훈처, 건국포장 추서하며 가족에게 통보도 안 해”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보훈처, 건국포장 추서하며 가족에게 통보도 안 해”

이종락 기자
입력 2018-08-14 23:04
수정 2018-08-1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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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화 지사 외종손 양인집씨

양인집 어니컴㈜ 대표는 지난 13일 미국에서의 항일 운동 자료를 통해 공개된 강명화 지사의 외종손이다. 강 지사의 손녀인 수잔 강을 설득해 하와이 모 대학으로 넘길 뻔한 이 자료를 독립기념관에 기증케 했다. 강명화 지사뿐만 아니라 아들 영대, 영소, 영문, 영상, 영각과 사위 양우조가 모두 독립유공자다. 양 대표는 이번 기증 과정에서 국가보훈처의 미숙한 일 처리를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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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후손인 양인집씨가 1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1938년 당시 하와이에서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발행한 영자 신문을 들어보이며 일제하 미국에서의 항일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독립유공자 후손인 양인집씨가 1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1938년 당시 하와이에서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발행한 영자 신문을 들어보이며 일제하 미국에서의 항일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보훈처는 강명화 지사의 다섯째 아들 영각씨가 1997년 정부로부터 건국포장을 추서받았다고 했지만 가족들은 이를 전혀 몰랐다. 가족에게 어떤 통보도 없었다. 포장이 집에 전달되지도 않았다. 양 대표는 “부인과 후손들에게 건국포장을 전달하려는 보훈처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강명화 지사와 수잔 강이 할아버지와 손녀 사이임을 증명하라며 1866년생인 강 지사의 사망진단서를 보훈처 직원이 요구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 1866년생이면 당연히 생존하지 않고, 더욱이 강 지사가 북한에서 사망해 증명서를 뗄 수 없는 상황임에도 진단서 요구를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씨는 “할아버지 강명화-아버지 강영각-손녀 수잔 강의 관계를 증명하는 가족관계증명서만으로 충분한데 보훈처는 굳이 애국지사 본인의 사망진단서 제출을 요구했다”면서 “현실을 도외시한 채 규정만 강조한 융통성 없는 일 처리”라고 꼬집었다. 양 대표는 “독립운동가가 독립유공자로 지정되기까지 문턱이 너무 높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는데, 독립유공자로 지정된 뒤에도 보훈처의 일 처리가 매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2018-08-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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