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이 공주목사로 있던 선조 41년(1608) 간행한 난설헌시집 목판본. 둘째 칸 하단에 ‘막내아우 허균이 정수만을 모았다’(季弟許筠 彙粹)고 적었다. 허난설헌은 살아생전 많은 작품을 지었지만, 자신의 시문을 모두 불태워 달라는 유언으로 남은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
허난설헌은 자신의 시문을 모두 불태워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자신이 꿈꾸었던 ‘미완의 세상’에 대한 세인의 시비가 부질없다고 여긴 까닭일 터다. 동생 허균은 그런 누이를 추억하며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시를 모아 문집을 엮고, 명나라 주지번의 서문을 받아 간행했다. 그녀의 시는 임진왜란 때 들어온 명나라 오명제를 통해 중국에까지 전해졌고, 일본에서도 간행되어 애송됐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펴낸 ‘한국문집총간’의 ‘난설헌시집’(중간본·1608년)에 모두 210수가 실렸다.
2018-09-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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