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7만원, 할머니의 밥벌이가 끊겼다

월 27만원, 할머니의 밥벌이가 끊겼다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21-03-03 22:30
수정 2021-03-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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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격차가 재난이다] <6> 코로나 노년 팬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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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자(74·가명)씨는 2019년까지 2년 넘게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점심 배식을 하는 공공근로를 했다. 지난해 코로나로 초등학교 급식이 중단되면서 실직했다. 연락이 두절된 아들 대신 손주 남매를 키우는 박씨에게 급여 27만원은 적지 않은 돈이었다. 박씨는 언제 다시 초등학교에 출근할지 기약이 없다. 지난달부터 용역업체가 준 청소 일로 월 45만원을 받게 됐지만 지병인 척추협착증이 악화됐다. 박씨는 “매달 주사 치료에만 30만원이 든다고 해 지출 부담이 더 커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공익활동 일자리 5392개 줄어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노년층의 빈곤 격차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의 빈곤율(중위소득 50% 미만 비율)은 2017년 42.3%에서 2018년 42.0%, 2019년 41.4%로 감소하던 추세에서 코로나 충격으로 우상향 곡선을 다시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월소득으로 기초수급대상자는 아니지만 박씨처럼 기초연금과 일자리를 생계 원천으로 삼는 차상위계층 노인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공공근로 일자리도 올해부터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시의 어르신 일자리 예산이 삭감되면서 박씨와 같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 대상들이 했던 공익활동(월급여 27만원)은 지난해 6만 6592개에서 올해 6만 1200개로 5392개가 줄었다. 국제구호단체인 ‘희망친구 기아대책’ 관계자는 “박씨의 경우처럼 건강문제에 취약한 노년층은 공공일자리가 끊긴 뒤 다른 곳에 취업했다가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거주 지역 주민센터에서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모아 버리는 일을 했던 이철상(70·가명)씨는 지난해 12월 “모집 인원이 줄어 일을 드릴 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로 차상위 노년층 생활고 가중

박병일 한국외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년층은 젊은 세대보다 일자리 안정성이 떨어져 소득 감소의 충격이 더 크다”며 “코로나 충격으로 차상위계층마저 저소득층으로 추락하는 노년 양극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기간 중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던 60세 이상 취업자 수도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서 전년 같은 달 449만 7000명보다 1만 4000명이 줄어 2010년 2월 이후 12년 만에 감소세로 반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지원 예산이 줄어 불가피하게 노인 일자리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었다”면서 “추경예산 반영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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