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③밖으로 내몰리는 그들

[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③밖으로 내몰리는 그들

입력 2011-03-21 00:00
수정 2011-03-2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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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노인 月수입 46만원… 100원 폐지 차지하려다 사고까지

#1. 지난달 26일 서울 화곡동 도로에서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모(83) 할머니와 또 다른 이모(66) 할머니가 폐지를 서로 가져가려고 몸싸움을 하다 60대 이 할머니가 차량에 머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할머니들은 1㎏당 80~150원에 불과한 폐지를 놓고 다투다 몸싸움을 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2. 꽃샘추위가 몰아친 지난 16일 저녁 서울역 지하보도 앞에서 70세를 훌쩍 넘긴 한 할머니가 행인들에게 구걸을 하고 있었다. 이 할머니는 “자식 없이 혼자 산다. 춥고, 배고파 나왔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벌렸다. 서울에 혼자 산다고만 밝힌 할머니는 1000원짜리 지폐와 동전 몇개를 받아들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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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노후를 편안히 보내야 할 노인들이 사회적 무관심 속에 생계유지를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속적인 일자리가 없는 데다 턱없이 부족한 정부 지원금으로는 치솟는 물가를 감당할 수 없기에 ‘하루 1만원 벌이’도 안 되는 폐지 줍기와 행상에 나선다는 것이 노인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주변에 돌봐줄 사람조차 없는 ‘홀몸노인’들의 경우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20일 통계청의 ‘2010년 사회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홀몸노인 가구는 2000년 54만 3522가구에서 지난해 102만 1008가구로 두배가량 급증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7%에서 6.0%로 늘었으며, 2030년에는 23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65세 이상 홀몸노인 21만 6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를 보면 이들의 생활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조사에 응한 8만 2776명의 월평균 소득은 46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노인가구의 월평균 소득 182만 6000원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또 홀몸노인들의 66.1%가 전세나 월세에 살아 주거불안을 겪고 있었다.

홀몸노인들은 주거비와 식비 등 기본적인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하루 수입 1만원도 안 되는 폐지수집과 노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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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에서 65세 이상 노인 중 60% 이상이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고용률은 29.7%에 불과하다. 정부가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고용률은 2000년 29.4%에서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역정책 연구소인 ‘관악정책연구소 오늘’이 지난해 9월 29일부터 한달간 폐지를 수거해 판매하는 노인 127명을 직접 만나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월수입 40만원 미만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홀몸노인이 40.2%였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에 대한 통계청 조사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이 41.4%로 가장 높았고, 서울시 홀몸노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9.6%가 후원 연계를 원했으며, 34.6%가 공공기관 일자리, 5.8%가 민간 취업 알선을 원했다.

이봉화 관악정책연구소 소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직계 혈족의 부양에 상관없이 자녀 소득이 있으면 지원을 받지 못해 수급자에서 제외된 홀몸노인도 적지 않다.”면서 “이들이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노인들에게 지속적인 ‘일감’을 만들어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정숙 서울시 노인복지과 재가노인팀장은 “홀몸노인 생계 지원을 위해 민간기업과 종교단체, 개인 등 후원자를 발굴하고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찾는 한편, 공공기관 일자리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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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2011-03-2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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