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자체 관리자로서 과실”
“이례적 폭우, 의무 소홀 볼 수 없어”
법원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DB
보험사는 차량 피해가 하천 관리를 소홀히 한 안양시 탓이라며 보험금을 물어내라는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보험사 측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자로서 집중호우와 하천 범람에 대비해 하천 정비·보수를 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해 침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폭우 당일 방수문을 폐쇄해 피해를 최소화했어야 함에도 방수문을 열어 두기까지 했다”며 “전적으로 안양시 과실로 인해 발생한 손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건을 심리한 수원지법은 지난해 11월 공무원의 과실이 일부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안양시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재판부는 “공무원의 부작위(의무가 있는 사람이 이행하지 않은 것)로 인한 지자체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직무 집행 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했어야 한다”며 “소속 공무원이 방수문을 폐쇄하지 않았다는 과실이나 방호조치의무 소홀로 인해 침수가 일어났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재판부는 국가배상법에서 지자체가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경우로 규정한 ‘시설 설치 및 관리 하자’는 ‘통상의 경우’를 기준으로 판단돼야 한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강우량이 20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례적인 폭우였던 점을 들었습니다. 또 보통 지방하천이 최근 100년간의 강우량을 기준으로 설계·관리되는 만큼 방수문을 열어 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일반적인 관리 수준을 벗어날 만큼 게을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재판부는 해당 아파트와 지하 차도는 인근 도로보다 지대가 낮아 하천 범람이 아니었더라도 이미 침수가 일어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자체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습니다.
2024-07-15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