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경유차 대책, 우대에서 홀대로

[커버스토리] 경유차 대책, 우대에서 홀대로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6-05-27 23:06
수정 2016-05-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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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산화탄소 배출 적어 “클린 디젤”
2012년 휘발유 가격 폭등하자 “경유 택시”
2015년 연비 조작·미세먼지에 “더티 디젤”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에 장점이 있는 ‘클린 디젤자동차’는 중단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인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향후에도 효율 좋은 디젤엔진의 역할이 크다.”

2009년 12월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가 작성한 ‘클린 디젤자동차 현황과 전망’ 보고서의 일부다. 그해 4월 정부는 환경친화적자동차개발촉진법에 ‘클린 디젤차’를 ‘환경 친화적 자동차’의 범위에 포함시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했다. 수도권대기환경개선특별법의 ‘저공해 자동차’ 기준에 부합하는 경유차에 대해서는 환경개선부담금도 면제했다.

디젤엔진은 질소산화물은 더 많이 배출하지만 지구온난화 등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가솔린엔진보다 적다.

2010년 이후 국제 유가 급등은 경유차의 인기를 더욱 높인 계기가 됐다. 2009년 ℓ당 평균 1601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2010년 1710원, 2011년 1929원, 2012년 1986원, 2013년 1924원 등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반면 경유는 2009년 ℓ당 200원 정도씩 더 저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후보 시절 ‘경유 택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정부는 2013년 3월 ‘저탄소차협력금제’(탄소 배출량이 많은 차량 구매자에게 부담금을 물리는 제도) 도입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을 만들기도 했다.

경유차 구매 활성화를 위한 것이었다. 경유차 우대 정책은 지난해 7월 유엔에 탄소 배출량을 37% 줄이겠다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제출하며 절정을 찍었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데이터 조작 사건이 터진 지난해 9월 이후 상황은 돌변했다. 환경부는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및 연비 조작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월 기업 총괄대표와 한국법인을 고발했다.

미세먼지에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경유차가 주된 타깃이 됐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6-05-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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