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특징
4·11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맞춰 여야의 후보 공천 작업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낙천자들의 집단 반발이 거세지고 있으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런 내홍 속에서도 서서히 공천 후보들을 통해 4월 총선에 임하는 당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종착점으로 향하는 공천 후보의 면면을 통해 여야 공천의 특징과 총선 전략을 짚어 본다.거리 메운 선거 현수막
4·11 총선을 33일 앞둔 9일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각 정당의 현수막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네거리에 걸려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4·11 총선을 33일 앞둔 9일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각 정당의 현수막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네거리에 걸려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새누리당의 4·11 총선 공천 작업이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살생부 리스트’로 작용하는 ‘현역 지역구 의원 하위 25% 컷오프’와 법조인의 몰락 등이 ‘공천 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9일 25% 컷오프 규칙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정한 룰이기 때문에 지키지 않을 수 없다.”면서 “만약 그 룰을 깨뜨릴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전체 지역구 의원 144명 중 컷오프 대상이 된 30여명은 구제 수단이 원천적으로 봉쇄됐다. 컷오프 기준이 바뀌면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당초 비상대책위는 컷오프를 전국에 일괄 적용하도록 제시했다. 하지만 공천위에서는 지난 5일 2차 공천자 발표에 앞서 전국적으로 적용할지, 권역별로 구분할지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영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기준 변경에 따라 탈락 대상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공천위원 사이에서도 일부 논란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위는 컷오프 대상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컷오프 대상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 공천 지역으로 묶이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로 인해 일부 대상 의원들은 “컷오프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극렬 반발하고 있다.
이번 공천에서는 법조인의 약세가 유독 두드러진다. 앞서 17·18대 국회에서 법조인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판·검사당’, ‘특권층 비호당’이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도 들어야만 했다.
18대 국회의 경우 법조계 출신 당 소속 의원은 38명으로 14명에 그친 민주통합당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지난해 홍준표 전 대표 시절만 해도 검사 출신의 홍 전 대표를 비롯, 판사를 지낸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역시 법조계 일색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 공천자 명단에서는 법조계 출신 인사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공천장을 받은 정치 신인 중 법조인은 김진태(강원 춘천) 전 춘천지검 부장검사 등 4~5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의 출마 지역 중 몇 곳은 야당이 강세여서 이들이 모두 국회에 입성할지도 미지수다.
경선이 확정된 47곳에서는 다음 주부터 당내 대결이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 원칙은 선거인단 1500명(국민 80%, 당원 20%)을 구성하는 국민참여 경선이다. 다만 경선 후보들이 합의하면 여론조사 경선으로 대체할 수 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맞붙은 적이 있는 친이계와 친박계, 전·현직 의원 등의 ‘리턴매치’가 주목 대상이다.
부산 수영에서는 유재중 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전 의원이 다시 맞붙는다. 유 의원은 친박계, 박 전 의원은 친이계다. 경남 통영·고성에서도 이군현 의원과 김명주 전 의원이 대결한다. 강석우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까지 ‘3자 대결’ 구도다. 경기 하남에서는 김황식 전 의원과 유성근 전 의원, 현 당원협의회 위원장인 이현재 전 중소기업청장이 경쟁한다.
서울 강동갑에서는 친이계 임동규 의원과 친박계 노철래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끼리 경쟁을 펼친다. 강동구청장을 지낸 신동우 후보도 경선에 참여한다.
장세훈·이재연·황비웅기자 shjang@seoul.co.kr
2012-03-10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