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에 진출한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라는 직격탄을 맞아 글로벌 기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3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 가운데 중국 현지에 자회사나 계열사를 둔 135개사의 매출 총액은 지난 3분기(7~9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의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 총액은 지난 2분기와 견줘봐서도 2% 줄어들었다. 이는 2012년 출범한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체제가 경제 구조를 ‘제조’에서 ‘소비’로 경제성장 동력을 전환하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과정에서 일어난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중국은 그동안 수출로 벌어 들인 외화를 인프라 투자로 돌려 고도의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경제성장 모델이 한계에 부딪히자 시진핑 지도부는 경제 구조개혁을 내걸고 지속 가능한 성장 노선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과잉 생산·설비 해소를 서두르는 한편 개인 소비 활성화와 서비스업 등 3차산업 육성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3분기(7~9월) 6.9%로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7%를 6년 반 만에 밑돌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6.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니시하마 토오루 다이이치생명보험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의 성장둔화 추세가 앞으로 5~6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시진핑 지도부는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와 같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내놓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인프라 및 설비 투자 관련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는 건설 및 광산용 중장비 판매 부진으로 지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나 곤두박질쳤다. 내년 매출도 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캐터필러는 중국 수요가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이라며 1만 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미 제너럴일렉트릭(GE)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수주액이 33억 달러(약 3조 8478억원)로 전년보다 6% 줄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중국 지방정부가 공공 투자를 축소하는 바람에 공공사업 수주 비중이 큰 GE에까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제프 본스타인 G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공사업 수주가 침체되고 있다”며 원인을 설명했다. 글로벌 화학기업인 듀폰도 중국 지방정부가 공공투자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탓에 태양광 발전용 소재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미 기업뿐만이 아니다. 아시아와 유럽 기업도 대중(對中) 사업이 악화하고 있다. 중국과 관계 있는 기업으로 구성된 ‘닛케이 중국 관련주 50’ 채용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줄었다. 전분기의 19%에서 급격히 악화된 수치다. 공압 장비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MC는 전기 제품이나 자동차 산업 분야의 매출이 악화돼 현지 공장 신설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전문회사인 대만 TSMC의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의 포스코는 공공사업 축소에 따른 철강 수요 침체로 고전하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중국의 건설장비 및 플랜트 침체로 3분기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BASF) 역시 중국 내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4.8% 감소했다.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 관련 회사들을 중심으로 선전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꽤 있다. 미 애플은 스마트폰 ‘아이폰’으로 중국에서 질주하고 있다. 이번 분기 중국 매출은 125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다. 증가율은 무려 99%나 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침체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직영점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는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큰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28% 성장하고 주문 예약은 34% 급증했다. 나이키의 세컨드 브랜드인 스포츠웨어, 나이키 배스킷볼 등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벗 CEO는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도약하던 국면에서 소비·서비스 등 3차 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미국 3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 가운데 중국 현지에 자회사나 계열사를 둔 135개사의 매출 총액은 지난 3분기(7~9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의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 총액은 지난 2분기와 견줘봐서도 2% 줄어들었다. 이는 2012년 출범한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체제가 경제 구조를 ‘제조’에서 ‘소비’로 경제성장 동력을 전환하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과정에서 일어난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시진핑 지도부는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와 같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내놓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인프라 및 설비 투자 관련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는 건설 및 광산용 중장비 판매 부진으로 지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나 곤두박질쳤다. 내년 매출도 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캐터필러는 중국 수요가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이라며 1만 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미 제너럴일렉트릭(GE)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수주액이 33억 달러(약 3조 8478억원)로 전년보다 6% 줄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중국 지방정부가 공공 투자를 축소하는 바람에 공공사업 수주 비중이 큰 GE에까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제프 본스타인 G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공사업 수주가 침체되고 있다”며 원인을 설명했다. 글로벌 화학기업인 듀폰도 중국 지방정부가 공공투자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탓에 태양광 발전용 소재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미 기업뿐만이 아니다. 아시아와 유럽 기업도 대중(對中) 사업이 악화하고 있다. 중국과 관계 있는 기업으로 구성된 ‘닛케이 중국 관련주 50’ 채용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줄었다. 전분기의 19%에서 급격히 악화된 수치다. 공압 장비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MC는 전기 제품이나 자동차 산업 분야의 매출이 악화돼 현지 공장 신설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전문회사인 대만 TSMC의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의 포스코는 공공사업 축소에 따른 철강 수요 침체로 고전하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중국의 건설장비 및 플랜트 침체로 3분기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BASF) 역시 중국 내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4.8% 감소했다.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 관련 회사들을 중심으로 선전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꽤 있다. 미 애플은 스마트폰 ‘아이폰’으로 중국에서 질주하고 있다. 이번 분기 중국 매출은 125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다. 증가율은 무려 99%나 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침체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직영점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는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큰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28% 성장하고 주문 예약은 34% 급증했다. 나이키의 세컨드 브랜드인 스포츠웨어, 나이키 배스킷볼 등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벗 CEO는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도약하던 국면에서 소비·서비스 등 3차 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