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생]“반려동물 안 돼”…대피소 동물 출입금지 논란은 현재진행형

[취중생]“반려동물 안 돼”…대피소 동물 출입금지 논란은 현재진행형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입력 2023-06-02 10:28
수정 2023-06-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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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동물, 재난시 구호대상 아냐
전문가 “해외는 동물 동반 대피소 의무”
정부 “반려동물 대피 관련 법 없어”
재난 상황서 현실성 고려하자는 지적도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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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를 해야하나?’
‘대피를 해야하나?’ 북한이 지난달 31일 오전 6시 29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행안부는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했다. 2023.5.31 연합뉴스
서울시의 경계경보 발령으로 대피 소동이 벌어진 이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재난, 전쟁 등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반려동물과 함께 피할 수 있는 ‘동반 대피소’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탓입니다.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 시대에 맞게 재난 법규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부와 국회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채일택 정책팀장은 2일 “재난 상황에서 대피소에 출입할 수 없는 반려동물을 구하려다가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동물과 인간 모두를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에서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 설치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2019년 강원 고성 산불, 지난해 경북 울진 산불 때도 제기됐습니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지만 “재난 발생 시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집에서 가까운 대피 시설(임시주거시설) 목록을 만들어놓고 시설까지 이동 경로 및 방법을 미리 생각해놓으라”고 돼 있을 뿐, 동반 대피소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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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반려동물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구호 대상이 아닙니다. 재해구호법은 구호 대상으로 ‘이재민’, ‘일시대피자’, 이밖에 재해로 인한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 지원이 필요한 사람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도 ‘(반려동물) 소유자 등은 재난 시 동물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 정도만 들어가 있습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2021년 발의한 동물보호법·재해구호법 개정안에는 국가 및 지자체가 반려동물 임시 보호처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이 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농식품부 등 관계 부처도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에 미온적인 반응입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피소 설치와 관련된 여러 법 중 반려동물 관련 법은 없다”며 “현재로서는 재난 대피소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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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탑승한 반려견
비행기 탑승한 반려견 지난달 19일 반려견들이 비행기에 탑승해 김포에서 제주로 향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연합뉴스
반면 해외 주요 국가들은 재난 발생 시 동물의 대피에 대한 내용도 매뉴얼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호주는 피난용 교통수단, 재난 대피소에 반려동물 동반 피난을 허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개를 외부에 묶어두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 제정됐다고 합니다. 영국, 일본에서도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대피소가 별도로 마련돼 있습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도 재난 상황에서의 대피 매뉴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당시 이 연구에 참여했던 김윤희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전입 신고를 할 때부터 반려동물 소유주·노약자·임산부·일반 주민 등으로 분류해 각자에 맞는 재난대피소를 안내하는 일본의 재난 매뉴얼을 권고한 바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에서 추진이 어렵다면 지자체가 조례 등의 방식으로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를 마련해도 될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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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반려동물 동반 대피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의견이 갈릴 수는 있습니다. 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밀집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동물로 인한 물림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주현 변호사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라면서도 “미국처럼 동물 전용 대피소를 설치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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