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폭죽소리… 작은 도움만 있어도 즐길 수 있어”

“바람·폭죽소리… 작은 도움만 있어도 즐길 수 있어”

입력 2018-04-24 23:52
수정 2018-04-25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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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패럴림픽 관광 시각장애인 박광재씨

“현장의 바람, 사람들의 웅성거림, 폭죽 소리…약간의 도움만 있다면 시각장애인들도 온전히 관광을 즐길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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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재씨
박광재씨
1급 시각장애인 박광재(55)씨는 지난달 9일 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현장에 있었다. 서울시와 함께 평창, 강릉 등을 들르는 1박 2일 무장애 여행에 나섰던 것.

그는 “그동안 관광은 ‘간이 안 맞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늘 아쉬웠다”면서 “패키지여행을 가도 남들과 똑같은 돈을 내지만 앞이 보이지 않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시각장애인이 관광을 즐기는 것 자체를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면서도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지식이 모자라거나 사회생활을 못해서 관광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발 앞에 계단이 있는지, 사람이 있는지 모르고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할까 봐 (비장애인만큼) 관광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씨의 이번 여행은 달랐다. 온전히 관광을 즐겼다. 교육을 받은 영상해설사가 동행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모습을 생생히 전달했기 때문이다.

그는 “패럴림픽 개막식 중 의족을 착용한 선수가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며 성화를 봉송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영상해설사가 장면마다 세세히 묘사를 하다 보니 마치 눈앞에 장면이 펼쳐지는 것처럼 느껴져 감동했다”고 말했다.

패럴림픽 개막식뿐 아니라 강릉 바다 구경과 커피 교육도 이번 여행에 포함돼 있었다. 그는 “과거에 바다는 후각, 청각으로만 즐겼다면 이번에는 영상해설사의 도움으로 바다가 주는 넉넉한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커피의 역사를 배우고 다양한 나라의 커피를 즐기는 재미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박씨와 같은 장애인을 포함한 관광 약자들을 위한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박씨는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번 관광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다들 부러워했다”며 “모든 장애인을 묶어서 정책을 펴기보다 이번 여행처럼 장애별 특성에 맞는 관광 정책이 마련된다면 더 많은 시각장애인이 관광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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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8-04-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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