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데이터 활용 과정, 심각한 사생활 침해 일으킬 수도”

[현실로 다가온 ‘마이너리티 리포트’] “데이터 활용 과정, 심각한 사생활 침해 일으킬 수도”

입력 2014-11-07 00:00
수정 2014-11-07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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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나 슈와르츠 뉴욕시립대 존제이칼리지 사이버범죄硏 부소장

미국 뉴욕의 지속적인 범죄율 감소에도 많은 학자는 범죄 예측 이론의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 활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시립대 존제이칼리지의 사이버범죄연구소 부소장인 아디나 슈와르츠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범죄 예측을 위해 수집되는 많은 양의 정보들은 활용 과정에서 심각한 사생활 침해와 감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공감대 없이 범죄 예측 시스템의 개발과 도입에 속도를 내는 한국의 치안 당국이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다.

뉴욕시립대 존제이칼리지의 아디나 슈와르츠 교수가 범죄예측시스템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욕시립대 존제이칼리지의 아디나 슈와르츠 교수가 범죄예측시스템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슈와르츠 교수는 “뉴욕의 범죄율이 꾸준히 내려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첨단 범죄 예측 시스템과 범죄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면서 “범죄 예측을 위해 활용하는 데이터에는 많은 오류 가능성이 있으며 때로는 무지막지한 연관관계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미 국가안전보장국(NSA)은 테러 용의자의 네트워킹을 분석할 때 크게 세 가지 통화 내역을 수집하는데, 첫 번째는 용의자와 통화했던 사람들, 두 번째는 용의자와 통화했던 사람과 통화한 사람들, 세 번째는 이 사람들의 전화에 응답한 사람들”이라며 “이런 식의 네트워킹 분석은 실제 범죄와는 무관한 거의 모든 사람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감시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수집된 데이터들이 관련 기관들에 의해 부적절하게 이용될 가능성도 있지만 내부 감시 대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슈와르츠 교수는 “NSA 직원들이 NSA에 축적된 데이터들을 이용해 사적으로 자신의 애인을 감시하는 등 원래 목적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감시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며 “많은 양의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데에는 사생활 침해의 문제와 오용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지만 대책은 충분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특히 최근에는 빅데이터의 오용 문제가 애플이나 구글 등 미국 경제를 좌우하는 정보통신(IT) 대기업들과 관계되면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슈와르츠 교수는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얼마나 철저하게 지켜 줄 수 있을지에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첨단 기업들은 해외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들을 개발하겠지만, 수사기관은 영장만 있으면 언제든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며 “헌법에 사생활 보호 조항이 있지만 개인이 기업에 정보를 맡긴 이상 언제든 무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뉴욕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4-11-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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