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티투어버스 어제와 오늘

서울 시티투어버스 어제와 오늘

입력 2011-08-22 00:00
수정 201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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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타는 ‘서울시티투어버스’가 일제강점기에도 있었다. 1931년 서울을 관광하는 유람자동차가 실제 있었던 것이다. 2000년 10월 첫 운행을 한 시티투어버스와 80년 전 유람자동차의 코스가 크게 다르지 않다. 2층짜리 시티투어버스를 직접 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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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쌀 두어말 값’ 3원 50전 vs 1만원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서울시티투어버스(아래 사진)를 기다렸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하니 1만원. “비싼 것 아니냐.”고 판매원에게 물었더니 “하루종일 탈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도심순환버스는 광화문을 지나 덕수궁~남대문~서울역~국립중앙박물관~주한미군 용산기지~이태원~N서울타워~동대문시장~창덕궁~인사동~청와대~경복궁~광화문으로 오는 2시간 코스로 운행된다.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다 시간에 맞춰 버스에 오르면 된다. 2층 버스는 주로 고궁과 청계 코스를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요금은 1만 2000원. 하루 평균 이용객은 270명이지만 주말 이용객은 두 배가 넘는다고 한다.

반면 옛 유람자동차의 경우 남산~창경원~파고다공원~한강이 주요 코스였다. 조선은행(한국은행)~남대문~경성운동장(서울운동장)~보신각~경복궁 등을 관광하는 노선도 있었다. 겨울에는 운행하지 않았다. 하루 2회 운행했으며 출발시간은 오전 9시와 오후 1시. 각각 3시간 30여분 소요됐다. 요금은 초기에 어른 3원 50전이고 어린이는 반값이었다. 쌀 두말 정도의 돈이 있어야 탈 수 있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이후 가격이 떨어져 어른은 2원 20전에도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름 성수기엔 버스 늘려 질 높여야”



지금 시티투어버스 안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한국어로 가이드하는 이어폰(위 사진)이 준비돼 있어 외국인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가이드가 각 코스의 특징은 물론 배차 간격을 알려 준다. 유람자동차에도 가이드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라 주로 경성에 처음 온 일본인들이 많이 이용했다.

시티투어버스 가이드가 국립중앙박물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했다. 145년 만에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를 볼 수 있는 기회다. 훌쩍 1시간이 지났지만, 편한 시간에 도착 버스에 오르면 된다.

함께 탄 승객 김상완(42)씨는 “외국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 모처럼 서울의 변한 모습을 보고 싶어 나들이에 나섰다.”며 “코스 중 2~3군데 돌면 반나절은 금세 지나 버린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에겐 소문난 서울의 명소를 두루 볼 수 있는 데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해 도심 교통편으론 제격이다.

하지만 음식물 반입이 금지됐는데 음료수며, 먹을거리를 사들고 탑승하는 승객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어떤 운전기사는 “승객도 많은데 외국인이 유모차를 태웠다.”며 투덜대는 바람에 괜스레 미안해지기도 했다.

시티투어버스를 3년째 운전하고 있다는 최병식(54) 기사는 “주말만 되면 버스가 콩나물시루가 될 때가 많다.”며 “여름 성수기에는 버스 5대는 추가 투입, 배차 간격을 줄여 서비스의 질을 높여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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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1-08-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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