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10대들의 性] <상> 현실따로 교육따로

[SOS 10대들의 性] <상> 현실따로 교육따로

입력 2011-05-10 00:00
수정 2011-05-1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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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아이들 “순결 강요 말고 피임법 알려줘요” 대답없는 공교육 “야한 생각 나면 냉수마찰 해라”

10대들의 섹스·임신·자위·낙태…. 어른들에게는 피하고 싶은 이야기지만 청소년들에겐 현실이자 일상적 대화의 주제다. 한 고등학교 보건교사는 “5년 전부터 한 학기에 임신 테스트기를 5개씩 사서 교실에 비치했는데 남았던 적이 한번도 없다.”고 털어놨다. 청소년들의 성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성을 더 이상 가둬 두거나 짓눌러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팬덤(연예인 열성팬) 활동가 방연지(19)양은 “서로 사랑하면 (성관계도) 할 수 있는데, 10대라는 이유만으로 막는 건 말이 안 돼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이처럼 성에 대해 개방적인 청소년들이었지만 성 지식은 부족했다. 여전히 이성교제를 숨기려고 하는가 하면 원치 않는 임신으로 괴로워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교실 비치 임신테스트기 남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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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2 여학생이 한 사이버 상담센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고민글을 올렸다. “남자 친구하고 성관계를 했어요. 처음이라서 콘돔을 하자고 하면 ‘까진 애’처럼 보일까 봐…. 콘돔 없이 바깥에 사정했는데, 쿠퍼액(남성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분비되는 체액. 쿠퍼액으로 임신할 확률은 5~10%로 알려짐)으로도 임신이 될 수 있다고 하던데, 저 임신인 건가요?”

●“성지식 얻는 통로는 인터넷” 34.6%

학교가 이들의 궁금증과 고민을 수렴·해결하지 못하자 청소년들은 인터넷 등 부정확한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2007년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가 서울시내 고교 2학년 학생 1052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성 지식을 얻는 통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4.6%인 364명이 ‘인터넷’이라고 답했다. 성교육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308명(29.3%)이었다.

친구(205명, 19.5%) , TV(119명, 11.3%)라고 응답한 학생들도 상당수였다. 최진솔(17·고2)양은 “야동(음란영상물)만 본 남자애들은 성관계 시 삽입만 하면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줄 안다.”며 “그런 게 아니라고 알려주면 ‘너 어떻게 그런 걸 아느냐’며 이상한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최양은 “여자 청소년들의 성 문제는 친한 친구끼리도 잘 이야기하지 못해 오해가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교육은 청소년들의 이런 성의식과 다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청소년들은 지금도 ‘야한 생각이 날 땐 냉수 마찰이 최고’라고 가르친다고 증언했다. 현실과 학교 교육의 괴리로 청소년들의 성 관련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민다영(18)양은 “학생은 임신해도 아이를 낳을 수 없는 환경이므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피임교육을 강화하면 좋겠는데 그런 교육은 하지 않으면서 순결만 강조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고3 푸르른(18·가명)양도 “만날 정자·난자 이야기만 하지 말고 차라리 학교에 콘돔을 비치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 고민을 수용하지 못하는 학교 교육에 대해 청소년들이 내놓은 솔직한 해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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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2011-05-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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