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前장관은 지금

이종석 前장관은 지금

진경호 기자
입력 2007-09-28 00:00
수정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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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硏서 활동… “퇴임 금단현상 잘 넘기고 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인터뷰한 곳은 경기도 성남의 세종연구소 213호실이다. 그가 박사학위를 딴 뒤 37세에 세종연구소에 들어와 갖게 된 연구실. 지난해 말 통일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다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 연구위원으로 돌아갔다.8평짜리 연구실은 김일성 저작집, 김정일 선집, 조선중앙연감 등 북한 관련 서적들로 빼곡히 뒤덮여 있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3년 10개월간 그는 대북정책의 중심이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과 상임위원장, 통일부 장관을 맡는 동안 ‘왕의 남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적지 않은 월권 시비를 낳기도 했다.

질문이 이 대목에 이르자 목소리가 높아졌다.“NSC 외교안보정책 가운데 지금 돌이켜 잘못된 게 무엇이 있었나. 주한미군 재배치에서부터 이라크 파병, 용산기지 이전, 미 대사관 부지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 해결되지 않았느냐. 말아먹은 게 뭐가 있느냐.”고 반박했다.“국방부, 외교부 말 듣고 이라크에 1만명을 파병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 미국에 다 의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우리 수준에 맞게 하자고 한 것이다.”고 말했다.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한·미 양국 중 어느 쪽이 먼저 꺼냈는지에 대해 그는 “분명히 우리”라고 못박았다. 미국이 먼저 제기한 것이라는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의 주장에는 “그분이 뭘 모르고 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미국이 전작권 조기 이양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럼즈펠드(당시 미 국방장관)의 특성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다분히 전작권 환수에 대한 거부감이 거꾸로 나타난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관 퇴임 후 근황을 묻자 “(고위직에서 물러나면)금단현상이 있다는데 이를 경계하려 했고, 학자로 돌아와 나름대로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가끔’ 본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정부 이후 통일부 장관 모임인 ‘이월회(매월 두번째 월요일 모임)’ 멤버다. 임동원·박재규·정세현·정동영 전 장관과 이재정 현 장관 등 6명이 참여한다.

▲49·경기 남양주 ▲용산고·성균관대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NSC사무차장 ▲통일부 장관·NSC상임위원장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07-09-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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