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 길 열렸다] 토종 생보사들 “이젠 세계무대로”

[생보사 상장 길 열렸다] 토종 생보사들 “이젠 세계무대로”

입력 2007-04-28 00:00
수정 2007-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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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을 끌어 왔던 생명보험사의 상장이 연내 이뤄지게 됐다. 외국계 생보사들이 보험시장의 20% 가깝게 잠식하는 등 ‘토종’ 생보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출구’를 마련한 셈이다. 또 국내 보험사를 세계적인 보험사로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생보사 상장의 의미와 전망, 증권시장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시민단체 등의 반발, 생보업계 판도 변화 등을 상·하 2회로 나눠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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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 보험사들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27일 금융감독위원회가 ‘유가증권상장규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생보업계는 이렇게 의미를 평가했다. 최근 10년간 외국계 생보사들이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시장을 잠식, 국내 생보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토종 생보사’가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보험사와 동등 경쟁 디딤돌 마련

특히 생보업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고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를 앞두고 있어 국가간, 금융권역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금융회사간 ‘무한 경쟁’이 예고되는 시점에서 생보사들의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보사의 상장의 최우선적인 효과는 증권시장을 통해 자본확충이 가능해져 재무구조가 건실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생보업계 구조조정을 통해 대형화를 모색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보험시장은 상장 생보사가 중심이 돼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화를 적극 추진하는 추세다. 세계시장 점유율 1%를 초과하는 글로벌 보험사(12개)들은 M&A 등 대형화를 통해 세계시장 총점유율을 19.8%에서 28.2%로 높이며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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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일본 생보사들 점유율 추락

반면 상호회사로 출발한 일본의 비상장 생보사들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져 위기를 맞고 있다. 스위스리 시그마에 따르면 98년 시장점유율 3.8%로 세계 생보사 1위였던 닛본생명은 2004년 시장점유율이 2.5%로 줄면서 세계 3위로 추락했다. 삼성생명도 98년 1.2%에서 2004년 0.8%로 하락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생보사 상장은 해외진출을 위해서도 서둘러야 한다.”면서 “일본 생보사들은 상장을 하지 않아 최근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외국계 상장 생보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해외비즈니스를 하려면 상장해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자산 규모는 삼성생명이 더 크지만,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는 알아도 삼성생명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화·자발적 구조조정 촉진

금감원은 또한 “상장 이후에는 은행·증권 등에서 소형 생보사를 인수할 수도 있고, 역으로 대형 생보사들이 은행·증권 등을 인수해 금융시장 내에서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촉발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덩치를 키운다면 세계 무대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글로벌 보험사의 출현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05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된 생보사 중 상장이 되지 않은 기업은 삼성생명이 유일하다.”면서 “국내 생보산업도 상장을 통한 자본확충과 대형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소비자들이 경영 상태가 우량한 생보사를 골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면, 생보사로서는 경영 투명성뿐 아니라 양질의 보험 상품 판매와 서비스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07-04-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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