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엔 자존심·인류엔 신기원 찾아준 영웅 ‘고요의 바다’로

美엔 자존심·인류엔 신기원 찾아준 영웅 ‘고요의 바다’로

입력 2012-08-27 00:00
수정 2012-08-27 00: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첫 달착륙 지구인 ‘닐 암스트롱’ 잠들다

“한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일지 모르지만 인류 전체에는 위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 20일. 당시 전세계 인구의 5분의1에 해당하는 6억명은 인류 최초로 우주 왕복선인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 표면을 밟은 한 남자의 소감을 들은 뒤 환호했다. 세계 역사상 오래 기억될 이 결정적 순간의 주인공이자 미국인들의 ‘우주 영웅’인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2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82세.
이미지 확대
1969년 7월 20일 달에 착륙한 당일 우주왕복선 아폴로 11호 안에서 찍은 닐 암스트롱의 모습.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1969년 7월 20일 달에 착륙한 당일 우주왕복선 아폴로 11호 안에서 찍은 닐 암스트롱의 모습.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암스트롱은 관상동맥 협착 증세로 이달 초 심장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뒤 발생한 합병증 때문에 사망했다고 그의 가족들이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가족들은 “그를 잃은 것은 애석하지만 그의 삶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젊은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1930년 오하이오주의 와파코네타에서 출생한 암스트롱은 어린 시절부터 하늘을 나는 것에 관심이 많아 16살에 운전면허증을 따기도 전에 비행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항공 우주의 매력에 빠진 암스트롱은 1947년 퍼듀대학에 입학해 항공공학을 전공했다. 1949년 대학 재학 중 해군에 입대해 한국 전쟁에 참전했고 78차례의 전투 비행 임무를 완수한 뒤 1952년 제대했다. 한국 전쟁 당시 서울 수복에 큰 공을 세워 3개의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미지 확대
암스트롱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시험 비행사로 근무할 당시 초음속 비행기인 X-15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암스트롱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시험 비행사로 근무할 당시 초음속 비행기인 X-15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16살때 차보다 비행자격증 먼저 따

전쟁에서 돌아온 그는 다시 대학에 돌아가 1955년 졸업한 뒤 1958년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시험 비행조종사로 일을 시작했다. 1962년 9월 NASA의 제2기 우주비행사로 선발돼 1966년 ‘제미니 8호’의 지휘 조종사로서 아제나 위성과 최초의 도킹에 성공했다.

3년 뒤 1969년 7월 16일 에드윈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와 함께 아폴로 11호에 탑승해 달을 향해 출발한 암스트롱은 7월 20일 오후 10시 56분(한국시간 7월 21일 오전 11시 56분)에 ‘고요의 바다’라고 불리는 달 표면에 무사히 착륙했다.

그의 달 착륙 성공은 1957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면서 우주 개척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던 옛 소련으로부터 미국이 자존심을 되찾아오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주 탐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소 ‘영웅으로 불리기를 꺼리는 영웅’으로 칭송받을 정도로 겸손했던 암스트롱은 달 착륙 임무를 완수하고 난 4개월 뒤 두 동료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으며, 1971년 NASA에서 은퇴해 1979년까지 신시내티대학에서 우주 공학을 가르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암스트롱은 그가 살았던 시대뿐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미국의 위대한 영웅”이라며 “그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뎠을 때 인류에게 절대 잊혀지지 않을 성취의 한 순간을 전했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 역시 성명을 통해 “달은 첫 번째로 자신을 방문한 지구의 아들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미지 확대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에 함께 탑승한 우주비행사 에드윈 버즈 올드린과 달 표면에 미국 국기를 꽂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에 함께 탑승한 우주비행사 에드윈 버즈 올드린과 달 표면에 미국 국기를 꽂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동료 올드린 “달 볼때마다 떠올릴 것”

암스트롱과 함께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버즈 올드린은 “달을 볼 때마다 40여년 전 달을 밟았던 그 순간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며 “2019년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세 명이 함께 만나기로 했는데 그러지 못하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2012-08-27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