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문제 생기면 5분내 도착하는 ‘오토바이 구의원’

동네에 문제 생기면 5분내 도착하는 ‘오토바이 구의원’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16-06-20 16:27
수정 2016-06-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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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로 골목 누비는 양찬현 중구 의회운영위원장

 서울 중구 골목을 3년째 매일 오토바이로 누비며 ‘좋고 싫은’ 주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구의원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양찬현(52·사진 왼쪽) 중구 의회운영위원장. 1종 면허를 가진 양 의원은 본인 명의 승용차가 없는 대신 125cc짜리 국산 오토바이를 몰고 출퇴근을 한다. 2014년 구의원 선거운동 시절부터 청구동, 약수동 지역구 골목을 주7일 훑다시피 했다. 약수동 토박이인 양 의원은 20일 “지난 만 2년여 동안 달린 거리만 약 5000km에요. 서울-부산 간 거리(420km)를 3번 가까이 왕복한 거리인 셈‘이라면서 “기름값만 사비로 200여만원이 넘게 들었다”며 웃었다.

 ‘오토바이 구의원’으로 불리는데 대해 그는 “예전에 김영한 전 구의장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주민 눈높이’ 구정을 펼치던 것을 눈여겨 봐뒀다”며 “자동차로 들어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까지 구석구석 훑는 골목 의정활동을 내가 한 단계 넘어서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자동차 뒷좌석에선 그냥 지나칠 법한 문젯거리들이 오토바이 운전석에선 눈에 쏙쏙 들어온다. 양 의원은 “지난 해 말 금호터널 위 쉼터에서 동호경로당까지 연결되는 산책로를 조성한 것, 약수역 5번 출구 옆 보도 확장도 다 이 녀석(오토바이)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산책로는 낡은 난간식 계단을 철거하고 조명등을 추가로 설치했다. 보도는 근처 사유지와 맞닿아 있고 지하철 진출입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바람에 좁아져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를 직접 본 양 의원은 사유지 주인을 직접 만나 설득한 끝에 땅 일부를 보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동네 주민들과의 접촉면이 넓어진 것도 소기의 성과다. 그는 “동네 어르신들이 ‘양 의원’ 호칭 대신 ‘찬현아!’라고 부를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동네에 문제가 생기면 5분 대기조로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양 의원이 듬직할 법도 하다.

 ‘골목 구정’이 마냥 쉬운 건 아니다. 전형적인 구도심인 중구 역시 옛 골목은 사라지고 초고층 아파트촌이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있다. 그는 “아파트촌은 주민들을 만나기가 정말 쉽지 않다”고 했다. “처음엔 수십차례 돌아다녀야 겨우 주민 한두사람 붙잡고 얘기를 붙여볼 수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낯선 사람이 친한 척 한다며 경계하던 젊은 주민들이 먼저 아는 체 하게 된 것도 보람이면 보람이다. 그는 “택배 배달원보다 뛰어난 운전실력으로 구민들의 머슴이자 친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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