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고’는 119년 역사의 서울신문 DB사진들을 꺼내어 현재의 시대상과 견주어보는 멀티미디어부 데스크의 연재물입니다.
서울신문 사진창고에서 찾은 80년대말 강남‘8학군’ 사진으로 현재의 ‘8학군’의 단상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89년 2월 9일 서울시교육위에서 학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이 강남 8학군에 배정받지 못한 것에 항의하며 교육위 직원의 멱살을 잡고 있다. 1989. 2. 9 서울신문 사진창고
사진창고
그럼 어떻게 ‘8학군’이 교육의 대명사가 됐을까? 80년대 초만 해도 강남지역은 개발된 지 얼마 안 된 신도시에 불과했다. 그래서 정부는 강남지역을 띄우기 위해 강북지역의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전출시켰다. 서울고, 경기고, 휘문고, 중동고, 경기여고, 숙명여고 등이 그렇다. 이런 명문고등학교 이전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강남으로 이전된 명문고를 찾아 속속 모여들었고 이들 사이에서 형성된 엄청난 교육열은 8학군 지역에 학원들까지 번성하게 만들면서 ‘8학군’이 대한민국 교육 1번지가 된 계기를 만들었다.
89년 2월 9일 서울시교육위 앞에서 아이들이 강남 8학군에 배정받지 못한 것에 항의하던 학부모들이 문에 줄을 달아 출입문을 떼어내려 하고 있다. 1989. 2. 9 서울신문 사진창고
당시 어머니들의 영향력을 일컫는 일명 ‘치맛바람’은 재력과 권력을 지닌 학부모들이 교육과 관련된 제도에도 영향을 주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이후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들의 활동이 늘면서 여성들의 활동을 비하하는 말로 쓰였던 단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치맛바람’의 처음 시작은 과열된 입시경쟁에서 본인의 자녀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해주려는 동기에서 출발한 자모회(姊母會)가 학교출입, 교사초대 등의 행위로 이어지면서 교권을 짓밟고 교육계를 부패시키면서다.
89년 2월 9일 서울시교육위 앞에서 아이들이 강남 8학군에 배정받지 못한 것에 항의하던 학부모들이 문에 줄을 달아 출입문을 떼어내려 하고 있다. 1989. 2. 9 서울신문 사진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