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통계 분석… 관세청, 4월 1~10일 수출입 현황
대미 수출 30.5억 달러, 32.1% 껑충대중 수출 26.7억 달러, -31.9% 급감
2003년 6월 이후 238개월 만 美 많아
추경호 “中, 韓경제 반등 기회 안 줄 것”
수입, 수출 웃돌면서…적자 250억 돌파
올해 누적 무역적자 250억달러 돌파, 작년대비 반토막
지난달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컨테이너 하역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4월 첫 초순까지 수출도 1년 전보다 감소하면서 7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적자가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4개월도 안 돼 작년(475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서 25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관세청은 11일 밝혔다. 2023.3.21 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중국 경제 현안 전문가 간담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국 경제 현안 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3.4.7 기획재정부 제공
수출 8.6% 뚝…7개월 연속 감소할듯
반도체 39.8%↓… 승용차 64.2%↑
무역적자 4개월도 안돼 작년 54.1%관세청은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4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발표했다.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40억 2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감소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째 이어진 수출 감소세는 7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74억 4400만 달러로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 감소에 따라 7.3% 줄었지만 수출액이 더 많이 줄면서 무역수지는 34억 17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줄긴 했지만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다. 올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적자는 258억 6100만 달러로 지난해 무역적자의 54.1%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지난해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39.8% 줄었다. 지난달까지 월간 기준 8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수치다. 석유제품(-19.9%), 철강제품(-15.1%), 무선통신기기(-38.8%) 등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줄었다. 승용차(64.2%), 선박(142.1%), 자동차 부품(6.7%) 등은 늘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6억 6600만 달러로 31.9% 급감했다. 지난달까지 벌써 10개월째 감소세다. 이달 1∼10일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11억 2800만 달러 적자로,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10월부터 반년째 지속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신문 DB
D램 반도체
D램 반도체. 서울신문DB
반도체 급감에 작년 12억 달러로 폭삭
반년째 적자 중…올해 누적 -85억 달러
대미 수출, 친환경차 수출 호조에 순항한국무역협회 국가별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대중 수출은 2013년 628억 달러의 최대 흑자를 내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흑자 규모가 12억 달러로 쪼그라들었고 올해는 3월까지 -74억 6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세와 공급 과잉 속에 지난달 대중 반도체 수출은 -49.5%까지 떨어졌다.
반면 한미 동맹 강화 무드 속에 대미 수출은 30억 4500만 달러로 32.1% 껑충 뛰면서 대중 수출액을 약 20년 만에 웃돌았다. 판매단가가 높은 전기차와 이차전지 등 친환경차 관련 수출 호조세의 영향이 컸다. 대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앞지른 건 2003년 6월(미국 28억 달러, 중국 26억 달러) 이후 19년 10개월 만이다. 미국은 2002년까지 대수출국 1위였으나 2003년부터 중국이 20년간 선두를 유지했다.
특파원들과 간담회 하는 추경호 부총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기자 간담회 하고 있다. 2023.4.11 연합뉴스
빠르게 반등 기회 안 줄 건 분명”당국도 대중국 무역 부진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추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10일(현지시간) 특파원들을 만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중국의 경제 회복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과거처럼 중국이 우리 경제에 빠르게 반등의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면서 “과거처럼 흑자가 굉장히 많이 나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 현상의 고착화될 가능성에 대해 “(적자로 굳어질) 추세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중국 경제 회복이 한국 수출에 도움이 되는 시기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을 1.6%로 전망한 가운데 추 부총리는 한국의 신인도에 변화가 없어 특별한 위기상황은 아니라면서도 미중 갈등, 세계 경기 하강, 미국 은행 위기 등을 변수로 꼽았다.
부산항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