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300개 실태 조사 결과
절반이 장애인·노인 접근성 불량
카카오내비·여기어때 등 낙제점
화면 읽어주는 기능 등 작동 안 해
카카오 “이달 내 대책 마련… 보완”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 모바일 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모바일 앱 300개의 접근성 수준은 100점 만점에 평균 75.2점으로 나타났다. 151개 앱이 평균에 못 미쳤고, 특히 하위 5개 앱은 50점도 채 넘기지 못했다. 모빌리티 앱 카카오내비(iOS)가 44.0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고, 뒤이어 핀테크앱 페이코(iOS·46.3점), 모빌리티앱 T맵(안드로이드·46.7점), 숙박앱 여기어때(안드로이드·46.7점)와 야놀자(iOS·48.3점) 순으로 이어졌다.
하위권 앱은 대체로 시각장애인을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읽어 주는 기본 기능인 ‘스크린리더’(안드로이드 ‘톡백’, iOS ‘보이스오버’)에 최적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스크린리더는 스마트폰 화면에 보이는 앱 내 모든 아이콘 기능을 일일이 음성으로 읽어 주는데, 이용자는 화면을 쓸어 넘기는 방식으로 각 아이콘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원하던 기능에 이르면 화면을 두 번 탭하는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크린리더를 활성화한 상태에서 유튜브뮤직 앱을 실행한 뒤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기면 “전송”, “검색”, “계정”, “차트” 등의 음성이 차례로 흘러나온다. 여기서 “음성검색”을 찾아 두 번 두드리면 앞이 보이지 않아도 원하는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카카오내비 앱에선 음성인식 아이콘에 대해 “라벨이 지정되지 않음”이라는 엉뚱한 안내만 했고, T맵에선 스크린리더가 특정 아이콘을 아예 인식하지 못하고 건너뛰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른 하위권 앱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안동한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팀장은 “텍스트가 아닌 콘텐츠는 음성 등 대체 가능한 텍스트와 함께 제공돼야 한다”면서 “모빌리티 앱 역시 차량이 아닌 보행 휠체어를 탈 때 이용되기 때문에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인 업체들은 조속히 개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대체텍스트, 초점, 보조기술 호환성 등 개선사항을 이번 달 안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T맵모빌리티도 “관련 워킹그룹을 만들어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발 빠른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장애·고령 등에 따른 접근성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업계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2-09-06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