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펙스 유사 로고로 韓 특허청에 상표 등록 출원
중국 모방 브랜드가 되레 한국에 지재권 신청 첫 사례
‘짝퉁이 오리지널 견제 나선 격’ 한국 기업들에 경종
우리나라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의 오리지널 로고(왼쪽) 중국 스포츠 업체 ‘후이리’(回力)가 2019년 2월 한국 특허청에 ‘회력’이라는 이름으로 출원한 로고(가운데). 날개의 각도를 제외하면 프로스펙스와 거의 차이가 없다. 특허청은 프로스펙스와의 지나친 유사성 등을 이유로 2020년 8월 후이리의 상표 등록을 거절했다. 그러자 후이리는 지난해 12월에 프로스펙스와 유사한 로고를 ‘1927 회력’이라는 이름으로 재차 특허청에 상표 출원했다.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 제공>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 제공>
26일 중국 특허업계에 따르면 LS네트웍스의 프로스펙스는 두 개의 날개를 모티브로 한 로고를 1982년부터 한국에 상표 등록했고, 중국에서도 1990년 해당 로고를 출원해 저작권을 확보했다. 그런데 중국의 유명 신발회사 후이리(回力·회력)가 1990년대 후반 프로스펙스의 로고와 흡사한 상표를 자국에 등록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프로스펙스는 억울함이 컸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회사 경영 위기 대응이 시급했고 당장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없어 맞대응을 자제했다.
그러자 후이리는 버젓이 2019년 2월 한국 특허청에 자사 로고를 상표 출원했다. 모방 브랜드가 오리지널 브랜드를 견제하려고 나선 것이다. 당시 특허청은 두 회사의 상표가 지나치게 비슷하다고 보고 이듬해 8월 출원을 거절했다. 그러나 후이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해 12월 또다시 특허청에 해당 상표를 출원했다. 업계는 후이리가 ‘상표 등록을 성사시킬 때까지 계속 로고를 신청하는’ 지구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베이징 도심의 한 대형 쇼핑몰에 자리잡은 후이리 매장. 후이리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신발 브랜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서울신문은 상하이에 있는 후이리 본사로 수차례 연락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 “문의 사항은 이메일로 보내라”고 요구해 지난 22일 질의서를 전달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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