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의원 모임 ‘민들레’ 결성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장 의원 등은 민들레에 대해 의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모임이라며 정치세력화는 당치 않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관계자를 초청해 정책 정보를 듣고 민심을 전달하는 순수 공부모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 친이(친 이명박)계 모임 ‘함께 내일로’나 친박(친 박근혜)계 모임 ‘국회선진사회연구포럼’같은 형태의 계파모임도 처음엔 공부모임을 지향했다. ‘민들레’도 정치세력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개방형이라고 하지만 이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친윤계가 모임 운영진의 중심이 되고 있어서다.
여당 의원들이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정책을 듣고 의견을 제시하는 기능은 이미 ‘당·정·대’라는 공식 협의체에서 이뤄지고 있다. 사적 모임이 이런 역할을 할 명분이 없다. 결국 민들레라는 모임을 통해 특정 의원들이 결속을 다지면서 총리나 장관, 대통령실 수석을 불러 세를 과시하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때도 친이와 친박 정치인이 주축이 된 모임은 계파정치로 이어져 정치 후진화의 주범이 됐다. 계파정치가 당의 분열로 이어져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고 당이 몰락하게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지금 국회엔 원 구성과 인사청문회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민생경제는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롭다. 집권 여당의 실세 의원들이 정치 세몰이나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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