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대규모 총파업
올해 자동 사라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국회 논의는 제자리
노조 “과로 개선 효과에도 폐지
유가 상승에 기사가 손해 떠안아”
업계 “공급난·고운임에 부담 커”
앞선 파업 하이트진로 생산 차질
“출고량 59%로 뚝, 소주대란 우려”
먹구름 낀 부산항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예고한 총파업 돌입 하루 전날인 6일 국내에서 물동량이 가장 많은 부산항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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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제는 경쟁이 치열한 화물운송 시장에서 화물기사의 적정 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2020년 도입됐다. 화물차안전운임위원회에서 안전운송원가에 인건비, 유류비, 부품비 등 적정 이윤을 더해 결정한다. 하지만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 차종은 특수자동차로 운송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한정됐다. 게다가 올해 말까지 3년간 시행된 뒤 폐지되는 ‘일몰제’ 성격을 갖고 있다.
화물연대는 화물기사의 생존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며 이 제도의 일몰제 폐지 및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에도 일몰제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데 내년 운임을 정하려면 올 상반기에는 통과가 돼야 한다. 화물연대 입장에선 이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행동이 필요했던 것이다.
박귀란 화물연대 정책국장은 “노동 위험 수준이 줄어드는 등 제도의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이면 제도가 자동으로 없어진다”면서 “통상 7월에 다음해 안전운임을 논의하는 안전운임위원회가 열리고 10월 31일까지는 운임을 고시해야 하는데 지금 일몰제 기한만 바라보기에는 촉박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화주단체나 운수사업자 등은 안전운임제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무역협회는 지난달 30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안전운임제로 육상 운임이 30~40%가량 상승하면서 수출기업이 해상·항공·육상 분야에서 고운임에 시달리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 등으로 수출 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지난 2일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물류비 상승으로 무역업계의 어려움이 매우 큰 상황에서 경영계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총파업에 앞서 진행 중인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의 파업 영향으로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은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이천공장 생산이 중단됐다. 이튿날 생산은 재개됐지만 시위는 지속돼 현재 공장에서 소주를 꺼내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소주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이천·청주공장의 지난달 중순 이후 소주 출고량은 평소의 59%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소주 수요가 늘고 있는데 파업이 계속되면 소주 대란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2-06-07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