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없어도 괜찮아”…MZ태극전사들이 올림픽을 대하는 법

“금메달 없어도 괜찮아”…MZ태극전사들이 올림픽을 대하는 법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22-02-14 21:48
수정 2022-02-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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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올림픽, 메달 없어도 당당해
빙속 김민선, 500m 7위 한 뒤 “다음 올림픽 좋은 결과 확신”
빙속 1500m 동메달 김민석 “4년 뒤 챔피언”
스켈레톤 김은지 23위에도 활짝 웃음
국민들도 최선 다한 선수들 한마음 응원

활짝 웃은 V
활짝 웃은 V 최민정(왼쪽부터), 서휘민, 이유빈, 김아랑 등으로 구성된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13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3000m 계주 결선에서 김아랑과 최민정의 막판 스퍼트로 중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은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인)밀라노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긴 경기였어요.”

제2의 이상화로 불리는 김민선(23·의정부시청)은 13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500m를 7위로 마친뒤 당차게 말했다.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방점이 찍힌 말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김민선은 “베이징 대회를 준비하면서 부상이 올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런 힘든 시간들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 100%는 아니지만 만족스러운 경기를 한 것 같아 홀가분한 마음”이라면서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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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어’
김민선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어’ (베이징=뉴스1) 안은나 기자 =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 여자 500m 경기에서 김민선이 결승선을 통과 후 숨을 고르고 있다. 2022.2.13/뉴스1
이번 올림픽은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막내로 출전했던 10대와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에이스로 성장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경기를 이끌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대표하는 이들의 올림픽은 메달을 따지 못하면 고개를 숙이던 과거와 다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솔직히 인정할 줄 알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더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리고 그런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지난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23·성남시청)은 “다른 네덜란드 선수들이 나보다 잘 탔기 때문에 내 경기와 결과에 승복하고 만족한다”면서 “4년 뒤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꼭 올림픽 챔피언이 되겠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마지막 역전극을 펼치며 아깝게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정은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역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의미의 눈물은 아니었다. 최민정은 경기가 끝난 뒤 “준비하면서 힘들었던게 생각이 많이 나서 그랬던 것 같다”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은 기뻐서 눈물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빙판 위에서 눈물을 쏟아냈던 최민정은 3000m 여자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뒤, 김아랑(27·고양시청),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과 함께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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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옌칭 국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스켈레톤 여자 싱글 3차 레이스가 끝난 후 장갑 바닥에 자필로 쓴 문구를 펼쳐 보이고 있다.
김은지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옌칭 국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스켈레톤 여자 싱글 3차 레이스가 끝난 후 장갑 바닥에 자필로 쓴 문구를 펼쳐 보이고 있다.
스켈레톤 대표팀 김은지(30)는 25명중 23위를 기록했지만 울지 않고 활짝 웃었다. 경기를 마치고 카메라를 향해 펴 보인 그의 장갑에는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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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박장혁이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 3조 경기에서 결승에 진출하고 있다. 2022.2.9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박장혁이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 3조 경기에서 결승에 진출하고 있다. 2022.2.9 연합뉴스


올림픽 선수들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눈높이도 메달이 전부였던 과거와는 작별한지 오래다. 지난 5일 박장혁(24·스포츠토토)은 쇼트트랙 혼성계주 2000m 에서 빙판에 걸려 넘어진 뒤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국민들은 “뭐가 죄송하냐” “국가를 대표해 경기를 뛴 것 만으로도 자랑스럽다”면서 응원을 보냈다. 박장혁은 남자 1000m에서 왼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1500m에 출전해 결승까지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다. 결승에서 10명 중 7위로 들어 온 박장혁은 “끝까지 응원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저와 선수들이 더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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