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수업·방역 등 학내 갈등
제3자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
비대면 수업 요구·학점 불만도
“익명 활용해 적극적 문제 해결”
대학 내에서 벌어진 갈등을 학내에서 해결하지 않고, 국민신문고 등 제3의 기관을 통해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민원이 제기되면 담당 기관이 반드시 답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답을 이끌어 내려는 목적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익명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익숙한 ‘MZ세대’들이 학교 측과 직접 소통하거나 과거처럼 참지 않고, 국민신문고 민원을 적극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신문고에는 코로나19 관련 이슈뿐만 아니라 ‘과제가 많다’거나, ‘학점을 낮게 준다’, ‘휴일에 대체수업을 한다’, ‘시험이 어렵다’는 학내 민원들이 꾸준히 제기된다.
한 대학생은 “신입생들이 과제가 많다는 이유로 신문고에 신고했다고 들었다. 우리 학과가 원래 과제가 많고 이건 다른 학년,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인데 이해할 수가 없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대학교를 대상으로 한 국민신문고 민원은 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민원 현황을 살펴보면 국립대가 대상인 민원은 권익위가 국립대에 대한 민원을 따로 받기 시작한 2018년 1593건에서 2019년 3130건, 2020년 5804건으로 점차 늘었다.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접수된 민원은 6742건으로 이미 2020년 접수된 숫자를 훌쩍 넘어섰다. 사립대의 경우 접수를 시작한 2020년 9건에서 지난해 972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대학교를 대상으로 넣은 민원으로 대학교의 상위 기관인 교육부나, 관할 교육청을 대상으로 넣은 대학 관련 민원까지 합하면 관련 민원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자신이 문제라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직접 문제제기를 한다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심리에서 익명의 공간을 찾는 경향이 있다”면서 “과거에는 익명 수단이 대자보가 유일했다면 점차 ‘대나무숲’(익명 고발 페이지)이나 국민신문고 등을 활용하는 추세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2-01-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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