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5주로 쪼개져 투자자 부담 줄어
비대면 수혜에 계열사 상장 예고 호재
“액면분할보다 실적이 주가 향방 좌우”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액면 분할을 위해 12~14일 사흘간 주식 거래를 중지한다. 15일 재개되면 55만 8000원(지난 9일 종가)이었던 카카오의 한주당 가격은 5분의 1인 11만 1600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비대면 서비스 수혜’ 덕분해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세였던 카카오의 주가는 최근 그 오름세가 더 매서워졌다. 4월 들어 주가가 12% 상승했고, 이번달에 주가가 하락한 날은 하루에 불과했다. 신고가를 찍은 9일에는 현대자동차를 밀어내고 시가총액 6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로 올라섰다. 카카오가 지분을 23% 보유한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업체 ‘두나무’가 미국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미디어’와 북미 웹소설 ‘래디쉬’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향후 주가 상승 요인이 될 듯하다.
더군다나 카카오 계열사들은 줄줄이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장이 유력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야나두’ 등도 내년쯤 기업공개(IPO)에 나설 전망이다.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에 새로운 자금이 수혈되고 사업 규모가 커지면 카카오 본사도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한 투자가들이 액면분할을 앞둔 카카오 주식을 더욱 가열차게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액면분할 자체가 호재가 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3년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액면분할을 한 기업 71곳 중 한 달 뒤 주가가 오른 상장사는 24곳(34%)에 불과하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1주당 260만원이 넘던 주식을 50대 1로 분할했지만 이후 한동안 4만~5만원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액면분할보다는 기업가치가 중요하다”면서 “증권가 예상대로 올해 1분기에 카카오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또 경신하면 삼성전자와는 다른 주가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1-04-12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