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6시 45분쯤 시민들이 경기도 파주시 한 도로에 떨어진 낙하물을 치우고 있다. [사진 제공=한문철TV, 정환수씨]
지난 23일 오후 6시 45분쯤 경기도 파주시의 한 도로. 가족이 탄 차를 운전하던 정환수(38, 경기도 파주)씨는 비상등을 켠 채 멈춘 차들을 발견했습니다. 사고로 판단한 정씨가 속도를 줄이며 다가가자 곧 교통사고가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누가 떨어뜨렸는지 알 수 없는 비닐들이 도로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정씨는 비상등을 켜고 뒤따르는 운전자들에게 위험을 알렸습니다. 이어 차에서 내린 뒤 먼저 청소를 시작한 남성과 함께 비닐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부인 박지영(36)씨도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탰습니다.
정씨는 27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저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저씨 한분이 낙하물을 치우고 계셨고, 저도 차를 세우고 내려서 같이 도와드렸다”며 “주변에 계신 분들도 오셨고, 버스에 타고 있던 분들도 내려서 낙하물을 같이 치우셨다”고 말했습니다.
정씨를 포함해 십시일반 손을 보탠 시민들 덕분에 도로는 금세 깨끗하게 정리됐습니다. 현장을 함께 치운 시민들은 별일 없었다는 듯 조용히 현장을 떠났습니다.
정씨는 “제가 주행하는 도로에 낙하물이 떨어져 있었고, 그것을 안 치우면 다른 차들도 못 갈 것 같아서 도와드렸다”며 “주변 모든 분들이 말없이 낙하물을 치우는데, 짠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씨는 “그날 다 같이 고생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또 이런 일이 발생해도 그분들은 분명 또 도와주실 거라 생각한다. 모두 응원한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