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만명 실직 때 377조원 늘린 갑부들

2600만명 실직 때 377조원 늘린 갑부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04-27 18:04
수정 2020-04-2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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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MS·테슬라 CEO 포함 8명 최근 한달 새 10.5%이상 재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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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AFP 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AFP 연합뉴스
대기업들 슈퍼 구제금융 허점 이용 수백만弗 원조받아… 中企는 도산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책의 혜택이 계층 피라미드의 맨 위에 있는 상위 1%의 부자와 대기업으로 쏠리며 오히려 부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디언은 미국에서 2600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사이 억만장자 계층들은 4주 만에 3080억 달러(약 377조 7000억원)의 부를 늘렸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진보 싱크탱크 ‘정책연구소’가 낸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22일 사이 미국 부호들의 재산이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부를 늘린 대표적인 인사로는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전부인 매킨지,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으로 이들을 포함해 8명의 갑부들은 각각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1억 달러 이상 자산을 늘렸다.

가디언은 이들 대기업과 부자들이 최근 미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내놓은 3490억 달러(약 430조원) 규모 구제금융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식시장의 불균형도 결과적으로 부자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간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날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책을 통해 대기업들이 수백만 달러의 원조를 받는 사이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의 혜택이 부자기업들에 돌아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 최대 자동차 딜러 업체 오토네이션과 유명 햄버거 체인 쉐이크쉑 등 대형 식당체인들이 거액의 긴급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 끝에 결국 이를 반납하기도 했다.

특히 대출을 보증하는 중소기업청의 대상 기업 선정 과정이 은행을 통해 외주화돼 주먹구구식으로 대출 심사가 이뤄지며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일부 회사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악화로 이번 구제금융책의 도움을 받는 와중에 경영진에게는 고액의 급여를 제공하며 ‘도덕적 해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자동차판매회사 오토웹은 최근 주가가 70% 이상 폭락했음에도 자사 CEO에게 2019년 급여 170만 달러를 포함해 2년치의 급여를 지급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4-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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