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가 오바마 접대한 초밥집, 미슐랭 탈락 이유는

아베가 오바마 접대한 초밥집, 미슐랭 탈락 이유는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9-11-27 15:32
수정 2019-11-2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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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네 번째) 일본 총리가 도쿄 긴자에 있는 고급 초밥집 스키야바시 지로를 방문해, 초밥 장인 오노 지로(왼쪽 두 번째)의 인사를 받고 있다. 플리커 오바마 행정부 페이지 제공
2014년 4월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네 번째) 일본 총리가 도쿄 긴자에 있는 고급 초밥집 스키야바시 지로를 방문해, 초밥 장인 오노 지로(왼쪽 두 번째)의 인사를 받고 있다.
플리커 오바마 행정부 페이지 제공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스키야바시 지로’는 전세계 미식가들이 인정한 최고의 초밥집 중 하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4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데려간 이곳 생선초밥을 아직까지 “먹어 본 것 중 최고”라고 말한다.

그런 스키야바시 지로가 지난 26일 도쿄에서 발표된 미슐랭가이드 도쿄 2020년판엔 등재되지 않았다. 이날 가디언에 따르면 이 식당이 2007년 첫 도쿄판부터 계속 받아 온 별 세개(3스타)를 잃은 건 오도로(참치 대뱃살) 맛 때문도, 샤리(초밥에 쓰는 밥) 맛이 변해서도 아니다. 이 식당이 더 이상 대중에게 공개된 식당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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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야바시 지로 주인인 오노 지로(왼쪽)와 장남 오노 요시카즈. 위키미디어 제공
스키야바시 지로 주인인 오노 지로(왼쪽)와 장남 오노 요시카즈.
위키미디어 제공
미슐랭가이드 측은 “스키야바시 지로가 더 이상 일반인의 예약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미슐랭 가이드 방침은 누구나 가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소개하는 것이며, 이 식당이 별을 잃었다기보단 우리 가이드가 다루는 범위에서 벗어났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019년판에서 별 3개를 받았던 도쿄의 사이토 스시도 이번에 같은 이유로 최신판에서 삭제됐다.

세계 최고지만 일반예약 “앞으로도 안돼”
단골, 유명인, 특급호텔 통한 예약만 가능
오마카세 43만원... 대중과 거리 너무 멀어
장남 “女셰프 생리, 미각 영향” 발언 등 ‘오만’
미슐랭 “우리 가이드 범위 벗어났다” 제외


스키야바시 지로는 94세인 오노 지로 씨가 장남 요시카즈와 함께 운영하는 유명 초밥 식당이다. 짧게 ‘스시 지로’라 불리는 본점은 1965년 긴자에 문을 열었고, 작은 아들은 롯폰기에서 대중에게 공개된 분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은 미슐랭 2스타를 받고 있다. 본점 주요 고객 중엔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 가수 케이티 페리 등이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비록 주방장 추천 코스(오마카세)가 입에 맞지 않아 20점 중 절반밖에 먹지 못했지만, 이 집 주도로(참치 중뱃살)의 기름진 맛을 잊지 못한다. 지난해 작고했지만 전세계 14개 도시에 뻗어나간 자신의 식당에서 미슐랭 스타를 32개나 쓸어담았던 ‘세기의 요리사’ 조엘 로부숑 역시 스시 지로 고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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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야바시 지로 본점에서 나오는 갈치 초밥 플리커 제공
스키야바시 지로 본점에서 나오는 갈치 초밥
플리커 제공
그런데 현재 일반인이 스시 지로에서 식사를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웹사이트엔 “현재 예약 접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고객에게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나와 있다. 스시 지로는 여기에 “불행히도 우리 식당은 한 번에 10명까지만 앉을 수 있어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손한 사과로 보이지만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할 수 없으며, 앞으로도 안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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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S) Th 버락 오바마(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14년 아베 신조(왼쪽 두번째) 일본 총리 초대로 스키야바시 지로를 방문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시 지로에서 예약하고 식사할 수 있는 손님은 극히 제한된다. 한 끼에 기본 4만엔(약 43만원)이나 하는 오마카세를 오래전부터 기꺼이 구매해 온 단골, 식당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 아니면 특급호텔을 통해 예약한 경우뿐이다.

스시 지로가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장남 요시카즈는 “여성 초밥 요리사는 월경 주기가 미각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훌륭한 초밥 요리사가 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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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PHOTO : Owner and chef Jiro Ono attends party for the publication of “Michelin Guide Tokyo 2008” in Tokyo
FILE PHOTO : Owner and chef Jiro Ono attends party for the publication of “Michelin Guide Tokyo 2008” in Tokyo 스키야바시 지로 사장 오노 지로가 2008년 미슐랭가이드 도쿄판
3스타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슐랭 2020년판 가이드에서 도쿄는 세계 어떤 도시보다 많은 별 226개를 끌어모아 ‘세계 요리 수도’임을 뽐냈다. 3스타를 받은 식당이 11곳이나 됐으며 이 중 3곳은 13년 연속 별 세 개를 받아 왔다. 요시카즈의 발언과 달리 일본 미쉐린 타이어 폴 페리니오는 “가이드엔 여성 요리사가 이끌고 있는 도쿄 식당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면서 “최신판엔 25곳이나 등재됐으며 이들 중 3곳은 별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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