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에 빠져 사랑에 빠진 63세 교수와 24세 제자 잔인한 결말

나폴레옹에 빠져 사랑에 빠진 63세 교수와 24세 제자 잔인한 결말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1-11 08:21
수정 2019-11-1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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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연구의 권위자인 올렉 소콜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교수는 평소 나폴레옹처럼 꾸미고 다니는 것을 즐길 정도로 나폴레옹에 탐닉했다. AFP 자료사진
나폴레옹 연구의 권위자인 올렉 소콜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교수는 평소 나폴레옹처럼 꾸미고 다니는 것을 즐길 정도로 나폴레옹에 탐닉했다.
AFP 자료사진
나폴레옹 연구의 권위자인 러시아 역사학자가 서른아홉 연하의 연인을 살해한 사건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프랑스 역사를 전공해 나폴레옹에 관한 저술을 여러 권 냈고 수많은 영화 제작에 조언을 했던 올렉 소콜로프(63)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이른 아침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이카 강에 만취한 채로 뛰어들었는데 가방 속에 제자였던 연인의 두 팔을 보관한 것이 발각돼 경찰에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10일 전했다. 그는 강물 속에 그녀의 시신 일부를 흘려 보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변에 인접한 자신의 아파트에서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된 이는 여러 저작들을 공저한 애제자 아나스타샤 예슈첸코(24)였다.

나폴레옹 전문가로서 파리 소르본 대학에 방문교수로 다녀와 그 시절 무도회, 피크닉, 전투 장면 등을 재연하는 데 일가견이 있어 프랑스 정부가 민간인에게 서훈하는 최고의 훈장이 레종 도뇌르를 받기도 했던 소콜로프가 범행 일체를 털어놓았다고 변호인 알렉산데르 포추예프가 AFP 통신에 밝혔다. 포추예프는 그가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자책하고 있으며 수사에도 전력을 다해 협조하고 있다고 포추예프는 덧붙였다.

그는 말다툼을 벌이다 연인을 총기로 살해하고 톱으로 주검을 토막냈다고 경찰에 자백한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또 나폴레옹처럼 치장한 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살하는 것처럼 꾸며 시신들을 처리할 계획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피해 여성 예슈첸코는 남부 크라스노다르에서 공부하다 상트로 옮겨왔고 피살 당시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었다. 한 친구는 리아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용했고 다정했으며 늘 이상을 꿈꾸던 학생이었다”며 “절대적으로 모두가 두 사람이 교제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콜로프가 나폴레옹처럼 치장하는 것처럼 그녀 역시 그 시절 의상들을 즐겨 입었다.

현지 매체들은 그녀의 어머니가 경찰관 중급 간부였으며 아버지는 학교 교사였다고 전했다. 오빠 중 한 명은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팀의 골키퍼로 활약하기도 했다. 소콜로프와 3년 정도 사귄 그녀는 사건이 일어난 날 새벽 1시 30분쯤 오빠에게 소콜로프 교수가 질투해 입씨름을 벌였지만 잘 지내니 걱정 말라고 당부해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다.

변호인은 소콜로프 교수가 병원에 입원해 저체온증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그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그를 프랑스어에 능통한 재능있는 강사로 기억하고 있으며 연인을 조세핀이라고, 본인을 경(Sire)으로 불러주기를 바라 “소름끼쳤다”고 했다. 그는 또 극우 국가연합 당 지도자이며 민족전선 의원이었던 마르 르펜의 여조카인 마리온 마레샬이 창립한 프랑스 사회과학경제정치학 재단(Issep) 회원이기도 했다.

이날 재단은 과학위원회 위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끔찍하고 잔학한 범죄와 관련해 올렉 소콜로프가 유죄란 점을 알게 됐다. 우리는 그가 이런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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