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 수출규제 개입 시사한 트럼프, 한일 중재 적기다

입력 : ㅣ 수정 : 2019-07-22 02:35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한일 정상이 둘 다 원하면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개입을 시사한 발언이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한일 양국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어 왔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부터는 중재 요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상이 둘 다 원하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개입 시기를 재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한일 갈등을 공개 언급한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는 이번 주가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에 나설 적기로 평가한다. 한일 갈등의 향배를 결정할 중대 일정이 빼곡하기 때문이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9일 “지금의 어려운 일한 관계는 한국에 의해 발생했다. 앞으로 필요한 조처를 강구해 나가겠다”며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기고 추가 보복의 뜻을 내비쳤지만, 외교를 내치로 활용한 일본 참의원 선거가 어제 끝났다. 이에 청와대는 다음달 24일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까지 가능성을 열어 놨다. 또 늦어도 23일까지 안보 우방국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일본 정부의 법령 개정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한다. 23~24일에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일본의 수출 규제를 정식 의제로 상정해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릴 예정이다.

북한 비핵화와 동북아의 평화, 미중 무역분쟁 등을 해결하려면 한미일 공조 체제가 굳건하게 유지돼야 한다. 때마침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번 주 한일 양국을 연쇄 방문하는 만큼 다양한 한일의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미국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미국은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한국 정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일본의 경제보복을 중재하는 데 적극적으로 역할해야 한다.

2019-07-22 31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

      탐사보도 후원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