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미영 전 북한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의 차남 최인국 씨가 북한에 영구거주하기 위해 지난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가 7일 보도했다.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최씨가 도착소감을 발표하는 모습. 2019.7.7 연합뉴스
북한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지난 6일자 기사에서 “류미영 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아들 최인국 선생이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하여 7월 6일 평양에 도착하였다”고 보도했다.
최씨는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표한 도착소감에서 “가문이 대대로 안겨사는 품, 고마운 조국을 따르는 길이 곧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유언을 지켜드리는 길이고 그것이 자식으로서의 마땅한 도리이기에 늦게나마 공화국(북한)에 영주할 결심을 내리게 되었다”고 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최씨는 부모의 유지대로 ‘조국통일위업 실현’에 여생을 바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최씨는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표한 도착소감에서 “민족의 정통성이 살아있는 진정한 조국, 공화국(북한)의 품에 안기게 된 지금 저의 심정을 무슨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리명철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들이 최씨를 맞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씨는 월북자로 북한에서 고위직에 오른 최덕신·류미영 부부의 아들이다. 최덕신은 국군 제1군단장에 이어 박정희 정권에서 외무장관과 서독 주재 대사를 지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뒤 1976년 아내 류미영과 함께 미국에 이민한 뒤 부부가 함께 북한으로 영구 이주했다.
최덕신은 북한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남편 사망 뒤 아내 류미영도 공식 활동에 나서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을 지냈다.
한국에 사는 차남 최인국씨는 최근 어머니의 사망 1, 2주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한 바 있다.
최덕신·류미영 부부 슬하의 2남 3녀 중 장남은 세상을 떠났고 차남인 최인국씨는 한국에 거주해왔으나 부모의 월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 딸은 해외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국적자인 최인국씨는 2001년 이후 가족 상봉 및 성묘 등의 목적으로 모두 12회 방북했다. 최근에는 모친 사망 직전이었던 2016년 11월과 2017년 11월 1주기, 지난해 11월 2주기 행사에 참석차 방북했다.
이전 방북 때는 정부 승인을 받았지만, 이번 평양행을 위해서는 정부에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다.
북한은 최씨의 이번 입북과 ‘영주’ 사실 등을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만 게재하고 이날 오후 현재까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의 공식매체에는 보도하지 않았다. 한국 국민이 공개적으로 북한으로 영주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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