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70대 사고운전자 “가속페달을 그만”…블랙박스 영상보니

통도사 70대 사고운전자 “가속페달을 그만”…블랙박스 영상보니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05-12 21:21
수정 2019-05-1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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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 동시 치여 딸 사망…1명 사망·12명 중경상

부처님오신날 통도사 인근 승용차 돌진 현장
부처님오신날 통도사 인근 승용차 돌진 현장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산문 입구에서 가까운 경내 도로에서 A(75)씨가 몰던 승용차가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은 현장을 경찰과 소방대원이 살피고 있다. 2019.5.12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국내 3대 사찰인 통도사를 찾은 방문객들이 사찰 내 도로를 운행하던 70대 운전자가 모는 차량에 치이는 사고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차량은 도로에 진입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도로 옆에서 쉬고 있던 사람들을 덮치면서 1명이 숨지는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2일 오후 12시 50분쯤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경내의 산문 입구 인근 도로에서 김모(75)씨가 몰던 체어맨 승용차가 갑자기 도로 우측 편에 앉아 쉬거나 걷고 있던 김모(62)씨 등 13명을 잇달아 치었다.

이 사고로 친정 노모와 함께 절을 찾았던 5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김모(61)씨, 양모(35)씨 등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김씨 등 8명도 중태다. 이들은 모두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날 경남지방경찰청은 사고 당시 모습이 담긴 체어맨 승용차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3초가량 길이의 이 영상은 체어맨이 차량차단기를 통과해 경내 도로로 진입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앞선 차량과 인파로 서행하며 도로로 진입하던 체어맨은 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갑자기 속도를 높이더니 길가에 모여있던 인파를 향해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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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통도사 인근 승용차 돌진 현장
부처님오신날 통도사 인근 승용차 돌진 현장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산문 입구에서 가까운 경내 도로에서 A(75)씨가 몰던 승용차가 인파 속으로 돌진하고 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19.5.12 [블랙박스 영상 캡처] 연합뉴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차가 달려드는 것을 본 행인은 미처 피하지 못한 채 몸만 움찔했으며 대다수는 차가 자신들을 덮치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짧은 영상이지만 왜 이번 승용차 돌진 사고가 많은 인명피해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통도사에 인파가 몰리며 사고가 난 도로변에도 많은 사람이 보행 중이었다.

게다가 대다수가 차량 주행 방향으로 걷고 있어 등 뒤에서 오던 체어맨이 갑자기 자신들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제대로 확인조차 못 했다.

사상자 다수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사고를 당한 셈이다.

승용차는 경내 다리 난간과 표지석을 들이받은 뒤 멈춰 섰다.

운전자 김씨는 “인파가 많아 천천히 서행하던 중 그만 가속페달을 밟는 바람에 사고를 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승용차 운전자가 정차 중 출발하다가 운전미숙으로 가속페달을 밟아 사고를 냈을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입건해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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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통도사 인근 승용차 돌진 현장
부처님오신날 통도사 인근 승용차 돌진 현장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산문 입구에서 가까운 경내 도로에서 A(75)씨가 몰던 승용차가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은 현장을 경찰과 소방대원이 살피고 있다. 2019.5.12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한편 이날 사고로 숨진 경남 김해에 사는 A(52·여)씨와 함께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70대 노모(78)는 A씨의 어머니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A씨 어머니는 사고 당시 중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현재 큰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산에 사는 어머니와 함께 통도사를 찾았다가 이러한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한 방문객 중에는 부부도 있었다. 울산에서 올라온 남편 B(62)씨와 부인(58)도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경남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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