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하며 팔을 교차시켜 들어올리는 시위로 눈길을 끌었던 페이사 릴레사.
AFP 자료사진
AFP 자료사진
페이사 릴레사는 대통령, 총리와 함께 이제는 두 팔이 자유로워졌음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에티오피아 총리실 제공
에티오피아 총리실 제공
1년 전 취임해 많은 민주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 아흐메드 아비이 총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릴레사에게 조국으로 돌아올 것을 설득했고 최근 에티오피아의 새로운 자유를 위해 희생을 치렀다는 평가와 함께 1만 7000 달러(약 19435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했다고 영국 BBC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에티오피아 최대 종족인 오로모 공동체는 팔을 머리 뒤로 들어올리며 교차시키는 시위로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는데 이 시위는 최대 종족이면서 재산을 빼앗기고 경제적으로 소외되면서 2015년 11월부터 시위를 시작해결국 지난해 2월 전임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를 퇴진시켰고 그 뒤를 아비이 총리가 잇고 있다.
2년 동안 망명 생활을 견뎌온 페이사는 이날 사힐레워크 제우드 대통령, 아비이 총리 등과 어울려 이제 그의 두 팔은 자유로워졌다는 동작을 취한 뒤 “상금을 받아서 기쁜 것이 아니라 내 싸움이 우리 나라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목격하게 돼 기쁘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시위가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자 에티오피아 정부는 그가 조국에 돌아와도 환영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친척들이 감옥에 있으며 민주적인 권리를 얘기하는 순간 곧바로 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사는 2000년 이후 올림픽 남자 마라톤 2위 안에 든 첫 에티오피아 선수로 기록되는데 에티오피아로 귀국한 뒤 대회 출전을 전혀 하지 못해 조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역시 오로미아 출신인 아비이 총리는 취임 몇달 만에 비상계엄령을 해제하고 수천명의 정치범을 석방하고, 반체제 인사들의 귀국을 허용하고 수백개의 웹사이트와 TV 채널을 허용하는 등 과감한 민주화 조치를 밟고 있다. 여기에다 에리트레아와 영토 분쟁을 벌였던 지역을 과감히 포기함으로써 전쟁을 끝내고 오랜 적대 관계를 청산해 국교를 정상화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