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 회의 대신 ‘SNS 정치’…‘독선정치’ 당내 논란 커져

홍준표, 당 회의 대신 ‘SNS 정치’…‘독선정치’ 당내 논란 커져

입력 2018-02-11 13:59
수정 2018-02-1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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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이후 공개 최고위 안 열어…SNS로 메시지 발신‘당 이미지 실추 막기 위한 선택’ vs ‘언로 차단·소통 부재’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를 한 달 넘게 열지 않는 대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홍준표. 연합뉴스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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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외부로 표출돼 당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당내에서는 ‘소통부재’, ‘독선’ 등의 우려와 비판도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당에 따르면 홍 대표는 지난달 2일 이후 매주 월·수·금에 열던 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선정 등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 발생할 때는 비공개회의를 여는 방식으로 최고위를 운영하고 있다.최고위원과 4선 이상 중진의원 연석회의도 지난해 8월 23일 이후로는 소집하지 않았다. 그간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주기적으로 열어왔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홍 대표는 대신 현안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달 11일부터 전날까지 한 달 동안 닷새만 빼고 매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하루에 3∼4건을 올리는 날도 있었다.

홍 대표가 이처럼 공개회의를 꺼리는 것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지난해 11월 경북 포항 지진 직후 공개 석상에서 “포항 지진은 하늘이 문재인 정부에 주는 준엄한 경고”라고 주장하는 등 종종 정제되지 않는 발언이 여과 없이 터져 나오고, 또 핵심 현안을 놓고 일부 최고위원들과 고성을 주고받는 일이 발생하면서 당 이미지가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당 대표실 관계자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봉숭아 학당’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회의에서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나오면 당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런 조치에 대해 소통부재, 독선, 언로 차단이라는 비판 여론도 있다.

4선 이상 중진의원 12명이 지난 8일 홍 대표에게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를 공개 요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홍 대표는 그러나 즉각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 대표가 된 이래 수차례에 걸쳐 선수별·상임위별로 오·만찬을 통해 소통을 해왔고 지금도 당 대표실은 항상 열려 있다”는 말로 중진들의 요구를 단칼에 잘랐다.

그는 특히 ‘부패로 내사·수사를 받는 사람’, ‘중진이면서 당협위원장에 떨어진 사람’, ‘자기 상가(喪家) 안 왔다고 방송에 나가 당 대표를 공개 비난하는 사람’ 등의 표현으로 중진들의 면면을 평가하면서 “그런 분들이 방송화면에 나가게 되면 가까스로 탄핵과 부패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있는 우리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쏘아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회의가 필요하면 조용히 요청하면 될 일인데 공개적으로 요청서를 발표하는 쪽(중진들)이나 회의를 열어달라고 했다고 공개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 다 콕 집어 비판하는 대표나 다 똑같다”며 “당이 아직 덜 망했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당 현실이 어려우니 중진들과 이야기를 나누자는 것인데 특정 의원들에 대해 인신공격적인 비판을 하면서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이 당내 의견 소통의 올바른 모습인지 우려스럽다”면서도 “명절을 앞두고 당내에 불화가 있는 것처럼 비치지는 않을지 조심스럽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홍 대표의 잦은 SNS 메시지가 가끔 설익은 ‘팩트체크’로 논란에 휩싸이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일례로 홍 대표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사법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썼지만, 실제 조 수석은 사시를 본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SNS팀을 구성해 홍 대표가 글을 올리기 전에 사전 팩트체크만이라도 도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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