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北 불교계 실상
승려 300여명… 불교학원 출신수행보다 사찰 관리·안내 맡아
절에서만 승복… 출신 성분 좋아
하지만 실제로 법회에서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의 실천 결의 등 정치 행사가 진행된다고 한다.
북한 불교는 종파 구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 최대 종단인 조계종을 표방하고 ‘금강경’을 소의경전(주된 가르침을 담은 경전)으로 삼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조선불교도연맹이 불교계를 대표한다.
조선불교도연맹은 1945년 결성된 북조선불교도연맹을 모체로 하며, 과거 남북 교류협력 활동이 활발할 당시 교단 교류 활동 등에 대표로 참석했다. 종교 단체인데도 조직 구성은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 위원장, 서기장 등 당 기구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북한에는 평양에만 광법사, 동금강암, 법운암, 용화사, 정릉사 등 유명 사찰이 여럿 자리잡고 있다. 북한 내 주요 사찰 60여곳에는 승려 300여명이 활동한다. 신도는 1만명이라고 주장하나 확인할 수 없다는 게 북한 전문가 및 교계의 시각이다.
북한 승려들은 수도자라기보다는 불교 문화재를 보호하고 방문객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다고 한다. 머리를 기르고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은 채 출퇴근을 하며 사찰에서만 승복을 입는다. 대부분이 결혼을 한 대처승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에서 승려는 불교학원 출신들로 보통 일반 4년제 대학 졸업자들보다 좋은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때문에 북한에서는 승려를 좋은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승려들의 출신 성분도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탈북민 가운데 종교단체 근무 경험자가 거의 없다는 게 이들의 신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7-05-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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