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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진단-신동혁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진단-신동혁

입력 2017-01-01 18:32
업데이트 2018-03-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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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신동혁

머리를 자르면 물고기가 된 기분입니다

나는 종교가 없고 마지막엔 바다가 온다는 말을,

소금기가 남은 꼬리뼈를 믿습니다

훔쳐온 것들만이 반짝입니다

지상의 명단에는 내가 없기에

나는 나의 줄거리가 됩니다

나는 맨발과 어울립니다

액자를 훔치면 여름이 되고 비둘기를 훔치면 횡단보도가 되는

낯선 버스에서 승객들이 쏟아집니다

멀리서 보면 선인장 더미 같습니다

서로를 껴안자 모래가 흐릅니다

모래가 나의 모국어가 아니듯

빈 침대는 바다에 대한 추문입니다

나는 모르는 햇빛만을 받아 적습니다

혼잣말을 엿들을 때 두 귀는 가장 뜨겁습니다

지도를 꺼내어 펼쳐봅니다

처방전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말을 듣습니다

숨을 쉴 때마다

나도 모르게 호주머니가 깊어집니다
2017-01-02 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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