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최영진 카드’ 배경은

주미대사 ‘최영진 카드’ 배경은

입력 2012-02-23 00:00
수정 2012-02-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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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대통령과 인연은 없어”… 실무형 인사 평가

최영진 전 유엔대사가 23일 주미대사로 내정되면서 선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전 대사는 그동안 주미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의외의 인물이었다.

그동안 주미대사로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상황 관리 등을 고려해 전문 외교관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미국측에 잘 전달할 인사가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됐었다.

이런 이유로 지난 16일 한덕수 전 주미대사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을 때만 해도 한 전 대사의 무역협회장 내정설과 맞물려 외교가와 정치권에서는 후임대사로 사공일 당시 무역협회장을 꼽는 사람이 많았다.

지난 대선 때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 역할을 해온 사공 회장이 평소 주미대사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주미대사가 자리 맞바꾸기용 대상이냐”는 비난 여론과 함께 주미대사의 돌연교체에 대한 외교적 결례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공일 카드’는 잠복했다.

대신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박진 의원 등의 기용설이 급부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 등을 고려하면 별도의 업무 파악 시간이 필요치 않은 천 수석이 주미대사로 유력한 것 아니냐는 말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그러나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챙겨야할 현안이 적지 않아 천 수석은 후보에서 제외됐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한때 정치인과 관료 등 비(非)외교관 출신도 주미대사로 검토했으나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한미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실무형’ 인사를 발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 내정자는 대통령과 같이 근무를 해 본적이나 개인적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외교부 쪽으로부터 추천이 많아 최종 낙점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 내정자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외무장관 재직시 차관을 역임했고, 반 총장의 천거로 2010년 코트디부아르 내전때 코트디부아르 담당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를 맡아 평화유지군을 이끄는 등 반 총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반 총장 천거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 총장과 가까운 외교부 관계자는 “반 총장이 국내 인사와 관련해 어떤 언급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사에 잘못이 있다면 앞으로 시정할 것”이라고 밝힌 뒤 처음 이뤄진 이번 주미대사 인사에서 최 전 대사가 낙점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연이나 학연, 과거 대통령과의 여러 인연을 떠나 실무형, 전문가형 위주로 인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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