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품 무기인 155㎜ 자주포 K-9의 호주 수출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K-9 자주포와 경합을 벌여온 독일 PzH-2000의 제조사인 KMW사가 상세제안서(ODRP) 제출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 국방물자청(DMO)의 기종 선정이 막바지에 이른 상태에서 독일 업체가 입찰 절차를 누락한 것이다.
호주 정부의 자주포 기종은 오는 9월쯤 결정될 예정이다. 호주 수출이 성사되면 지난 2001년 터키에 이어 두 번째 K-9 수출 쾌거가 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3일 “호주의 자주포 획득 사업에서 삼성 테크윈 및 호주 레이시온 컨소시엄과 마지막까지 경쟁해 온 독일 KMW가 상세제안서 제출을 포기해 K-9이 사실상 단독 입찰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국의 K-9 컨소시엄이 유일한 협상 대상이라고 최근 호주 정부가 밝힌 것으로 현지 언론도 전했다.
호주의 자주포 획득 사업(Land 17)은 총 규모 4억 5000만달러(약 5500억원)로, 자주포 18문 및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K-9 자주포는 호주군이 요구하는 호주 지형과의 적합성 및 기동성, 사거리 등 ‘작전요구성능’(ROC)에 걸맞다는 평가가 내려졌다는 후문이다. K-9 수출 전망은 한층 밝아진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독일 KMW가 호주 측의 과도한 기술이전 요구에 사실상 입찰 포기라는 카드를 제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즉, K-9의 기술 이전이 최종 협상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독일 자주포 기종인 PzH-2000이 탈락되거나 입찰을 포기했다는 발표는 없다.”고 말했다.
최대 사거리 40㎞로 자동사격 통제장치를 갖춘 K-9 자주포는 분당 최대 8발을 발사할 수 있다. 시속 70㎞로 기동해 동급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2009-08-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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