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악 사이트 멜론 차트 3주째 1위.LG텔레콤 뮤직온 차트 1위. 맥스MP3 곡 다운로드 부동의 1위. 그리고 공중파 방송 가요프로그램 인기순위 1위까지. 혼성댄스그룹 거북이가 무서운 기세로 가요계를 질주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8월 한달동안 무더위보다 더 뜨겁게 국내가요계를 달구더니,9월 들어서도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2001년 1집앨범 ‘거북이(go!boogie!)’를 들고 세상에 나온 지 약 5년.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을 걷다가 지난 8월 27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4집앨범 타이틀곡 ‘비행기’로 마침내 최정상에 깃발을 꽂은 거북이를 만났다.
# 비행기는 날고 거북이는 눈물 떨구고
“1위는 미리 정해져 있는 줄 알았어요. 거북이같은 인디밴드가 정규방송에서 1등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죠.” 리더 겸 래퍼 터틀맨(37·본명 임성훈)은 정상에 오르던 그날, 숨겨왔던 ‘거북이의 눈물’을 콸콸 쏟아냈다.“기쁨보다는 서러움이 앞서더군요. 특히 뚱뚱한 외모때문에 웃음거리가 됐던 데뷔시절을 생각하니 걷잡을 수 없이 울음이 쏟아졌어요.” 그러면서 여기저기 껍질이 벗겨진 투박한 손을 내보였다.“낮에는 공사현장에서 보조인부를 하고 저녁에는 가라오케나 룸살롱 등에서 웨이터 생활을 했죠. 아마 공사현장에서 오른 시멘트 독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접시 등을 닦다 보니 생긴 습진이 만성화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늦은 밤이면 서울 용산의 주차장 창고를 빌려 만든 작업실에서 곡 만드는 작업을 벌였단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서인지 거북이의 노래에는 사회성 짙은 가사들이 많다.1집의 타이틀곡인 ‘사계’는 운동권가요를 리메이크한 것이고,2집의 ‘왜이래’는 명품을 좇는 소위 ‘된장녀’에 대한 통박이 주조를 이룬다.4집에 실린 ‘우습단 말야’도 예외는 아니다. 흥겨운 리듬속에 ‘돈이 많으면 뭐하니 너 그 돈 미끼로 쳐 남의 돈만 뜯어내니 비싼 외제차 허영에 가득찬 니 모습/중략/우습단 말야’라는 독설을 얹어놓기도 했다.“(나는)직접 겪은 경험만 가지고 가사를 써요. 가수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된 명품 중독자들, 무조건 화부터 내고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싫었어요.”
팀원간의 결속력도 남다르다. 지난해 4월 터틀맨이 심근경색으로 두차례나 대수술을 벌일 때 지이와 금비는 아예 병실소파에서 숙식을 함께 했다. 거북이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오죽했으면 가요차트 1위를 차지하던 순간 멤버들 모두에게 터틀맨이 수술대에 오르던 장면이 떠오르더란다.
특히 10년지기 지이와는 97년 ‘파티 애니멀스’라는 댄스그룹을 결성할 때부터 줄곧 함께해온 사이.
# 변함없이 ‘거북이표 댄스뮤직’ 계속할 것
자신들의 음악색깔에 의문을 갖는 시각에 대해 터틀맨은 “음악적 정체성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R&B 등은 영어가 편한 사람들의 정서에는 맞겠지만, 된장찌개를 먹는 한국인과는 거리가 있죠.”라며 “부담없는 음악, 대중들에게 호소하는 음악이면 만족해요. 굳이 구분하자면 한국적 댄스라고 할까요.”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변함없이 같은 장르의 음악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출난 춤과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음악이 특별히 세련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한두번만 들으면 기억에 남는 가사와 신나는 리듬으로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거북이. 댄스그룹임에도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8월 한달동안 무더위보다 더 뜨겁게 국내가요계를 달구더니,9월 들어서도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2001년 1집앨범 ‘거북이(go!boogie!)’를 들고 세상에 나온 지 약 5년.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을 걷다가 지난 8월 27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4집앨범 타이틀곡 ‘비행기’로 마침내 최정상에 깃발을 꽂은 거북이를 만났다.
거북이
# 비행기는 날고 거북이는 눈물 떨구고
“1위는 미리 정해져 있는 줄 알았어요. 거북이같은 인디밴드가 정규방송에서 1등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죠.” 리더 겸 래퍼 터틀맨(37·본명 임성훈)은 정상에 오르던 그날, 숨겨왔던 ‘거북이의 눈물’을 콸콸 쏟아냈다.“기쁨보다는 서러움이 앞서더군요. 특히 뚱뚱한 외모때문에 웃음거리가 됐던 데뷔시절을 생각하니 걷잡을 수 없이 울음이 쏟아졌어요.” 그러면서 여기저기 껍질이 벗겨진 투박한 손을 내보였다.“낮에는 공사현장에서 보조인부를 하고 저녁에는 가라오케나 룸살롱 등에서 웨이터 생활을 했죠. 아마 공사현장에서 오른 시멘트 독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접시 등을 닦다 보니 생긴 습진이 만성화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늦은 밤이면 서울 용산의 주차장 창고를 빌려 만든 작업실에서 곡 만드는 작업을 벌였단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서인지 거북이의 노래에는 사회성 짙은 가사들이 많다.1집의 타이틀곡인 ‘사계’는 운동권가요를 리메이크한 것이고,2집의 ‘왜이래’는 명품을 좇는 소위 ‘된장녀’에 대한 통박이 주조를 이룬다.4집에 실린 ‘우습단 말야’도 예외는 아니다. 흥겨운 리듬속에 ‘돈이 많으면 뭐하니 너 그 돈 미끼로 쳐 남의 돈만 뜯어내니 비싼 외제차 허영에 가득찬 니 모습/중략/우습단 말야’라는 독설을 얹어놓기도 했다.“(나는)직접 겪은 경험만 가지고 가사를 써요. 가수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된 명품 중독자들, 무조건 화부터 내고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싫었어요.”
팀원간의 결속력도 남다르다. 지난해 4월 터틀맨이 심근경색으로 두차례나 대수술을 벌일 때 지이와 금비는 아예 병실소파에서 숙식을 함께 했다. 거북이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오죽했으면 가요차트 1위를 차지하던 순간 멤버들 모두에게 터틀맨이 수술대에 오르던 장면이 떠오르더란다.
특히 10년지기 지이와는 97년 ‘파티 애니멀스’라는 댄스그룹을 결성할 때부터 줄곧 함께해온 사이.
# 변함없이 ‘거북이표 댄스뮤직’ 계속할 것
자신들의 음악색깔에 의문을 갖는 시각에 대해 터틀맨은 “음악적 정체성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R&B 등은 영어가 편한 사람들의 정서에는 맞겠지만, 된장찌개를 먹는 한국인과는 거리가 있죠.”라며 “부담없는 음악, 대중들에게 호소하는 음악이면 만족해요. 굳이 구분하자면 한국적 댄스라고 할까요.”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변함없이 같은 장르의 음악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출난 춤과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음악이 특별히 세련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한두번만 들으면 기억에 남는 가사와 신나는 리듬으로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거북이. 댄스그룹임에도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06-09-07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