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팬들 올핸 지갑 ‘텅텅’ 비겠네!

클래식 팬들 올핸 지갑 ‘텅텅’ 비겠네!

입력 2012-01-06 00:00
수정 2012-01-0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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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교향악단 새달부터 잇따라 내한 공연

클래식 팬이라면 임진년 2, 6, 11월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운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 공연이 봇물 터지듯 열리기 때문. 2008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발표한 ‘세계 오케스트라 톱 20’ 중 네덜란드 로열콘세르트허바우(1위), 영국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4위), 독일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6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 오케스트라(14위) 등이 한국 팬을 찾아온다. 포트폴리오를 짜지 않고 ‘질러대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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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거나 행복하거나

첫 테이프는 2월 21~22일 로열콘세르트허바우(RCO)가 끊는다. 브람스 교향곡 2번,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등을 연주한다. 그라모폰 랭킹이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독일 베를린필과 오스트리아 빈필을 제친 ‘넘버 1’이다. 2010년에 이어 2년 만의 방한이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점이 눈에 띈다. 2010년 11월 이후 국내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영국 리즈 콩쿠르의 한국인 첫 우승자 김선욱이 피아노를 맡는다.

같은 달 23일에는 세계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이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들려준다. 1750년 바흐 서거 이후 도서관에서 잠을 자던 악보가 빛을 본 건 1829년 멘델스존에 의해서다. 당시 멘델스존은 거의 2년 동안 예행연습에 매달렸다. 바로크 음악의 모든 형식을 망라한 대작인 만큼 연주시간만 3시간이 필요하다. 2004년과 2008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하는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의 무대에 기대가 쏠리는 까닭이다.

런던심포니는 러시아 출신 수석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온다. 6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프로코피예프(피아노협주곡 3번), 쇼스타코비치(교향곡 5번·바이올린 협주곡 1번), 차이콥스키(교향곡 6번) 등 러시아 레퍼토리의 정수를 들려준다. 깊이와 쇼맨십을 두루 갖춘 게르기예프의 능력을 잘 보여줄 선곡이라는 평가다. 피아노 협연은 러시아 출신 데니스 마추예프, 바이올린은 한국 출신 사라 장이다. 마니아들의 공연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3가지 요인(상임지휘자의 직접 지휘, 가장 자신 있는 프로그램 선곡, 협연자와의 궁합)을 모두 충족하는 셈.

1980년대 후반 개혁과 개방의 물결 속에 옛 소련의 오케스트라들은 재정난에 시달린다. 서방으로 짐보따리를 싸던 레닌그라드필과 모스크바방송 교향악단의 악장·수석급 연주자들을 붙잡아 설립한 게 1990년 창단된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다. 산파를 맡은 사람은 명(名)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인 미하일 플레트네프. RNO는 객원지휘자에 대해 낯을 가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여년을 함께한 플레트네프가 3년 만의 내한공연 지휘를 맡는다. 한국 관객은 운이 좋다.

●게르기예프와의 최적 궁합은?

11월에는 게르기예프가 한국을 다시 찾는다. 이번에는 마린스키극장 오케스트라와 함께다. 1860년 개관한 마린스키극장은 러시아 황실의 오페라·발레·오케스트라로 황금기를 보냈다. 그렇다고 옛 소련 체제 막바지의 침체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88년 게르기예프가 총감독을 맡으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각기 다른 악단을 만나 게르기예프의 지휘가 어떻게 변주되는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터다.

RCO 내한 때 상임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오지 않는다고 실망한 팬이라면 11월을 노려볼 만하다.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이 얀손스와 함께 온다. 바이에른의 내한은 처음. 1949년 창단 때부터 초대 지휘자 오이겐 요훔의 헌신과 방송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이 악단은 동유럽의 유능한 연주자를 대거 영입하면서 급성장했다. 2차대전 이후 작곡가 말러가 재평가를 받는 데 공헌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첫 내한공연도 반가운데 베토벤 교향곡(2·3·6·7번)을 들고 온다. 기대치가 한껏 치솟는 까닭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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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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