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이헌정, 스승 원경환과 2인전시회
“작업이 아니라 브래드 피트 때문에 알려지는 것은 균형을 벗어나는 듯합니다.”원경환作 잡기
‘간·용(間·用)’이란 제목으로 도예 작품을 전시하는 이헌정은 지난해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바젤’ 아트페어에서 브래드 피트가 콘크리트·세라믹 테이블을 구매해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작가는 본인의 작업이 아니라 스타 컬렉터 때문에 유명해지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다고 여기는 듯했다.
귀여운 도자기 소년이나 참신한 발상의 드로잉이 그려진 도자기 액자 등 흔히 그릇으로만 여기는 도예의 한계를 넘어선 이헌정의 작품은 왜 할리우드 스타가 관심을 뒀는지 충분히 입증한다.
그는 “외국에서는 자기가 좋으면 가구·조각·공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그냥 사는데, 한국에서는 환금성이나 투자 가치 등을 많이 따지는 듯하다.”고 국내 수집 문화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원경환 교수는 ‘잡기(雜記)’란 제목으로 갤러리 2층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흙의 본질적 미감을 살린, 검은 빛이 감도는 도예작품을 만들어 왔던 원 교수는 이번엔 가구·설치작품 등 참신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역시 도예가인 아내 이윤신씨가 10여년 전에 쓰던 화장대, 낡은 문짝, 일본 100엔 가게에서 사온 파리채처럼 생긴 구이기계 등에서 새로운 미학을 찾아냈다.
원경환 교수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신나게 놀았다.”고 이야기했다.
흙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재료를 써서 도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02)730-781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0-03-19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