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표작가 12인이 그린 2012런던 그리고… 백남준이 남긴 1988서울

英대표작가 12인이 그린 2012런던 그리고… 백남준이 남긴 1988서울

입력 2012-08-03 00:00
수정 2012-08-03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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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갤러리 ‘올림픽 아트 포스터전’ 소마미술관 ‘백남준 탄생80주년전’

런던올림픽이 한창이다. 선수들과 선수를 응원하는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를 예술적으로 표현해 낸 작품들이 전시된다. 귀여운 호돌이가 인상적이었던 1988년 서울올림픽의 추억을 되새겨볼 기회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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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낡은 전통 이미지 대신 현대적 예술 과시

8월 31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갤러리 본점에서는 ‘2012 런던올림픽 아트포스터전’이 열린다.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영국이 노리는 목표 가운데 하나는 영국이 여전히 전통에 얽매인 낡은 국가라는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오랜 전통 위에 서 있지만 현대적이고 멋진 문화예술도 쌓아 왔다는 점을 선전하는 것이다. 이미 TV를 통해 본 사람들은 눈치챘겠지만 경기장이 세련된 보라, 그러니까 문화예술 쪽에서 가장 선호하는 색깔로 뒤덮인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문화예술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올림픽의 공식 포스터는 영국의 대표작가 12명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바로 이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다.

영국 골드스미스의 교수이자 데미안 허스트로 상징되는 yBa(Young British Artists·젊은 영국미술가)의 스승으로 유명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스톱워치와 ‘GO’라는 문자는 간결하게 융합해 놓은 작품을 선보인다. 크리스티 오필리는 작품 ‘무명의 주자를 위하여’에서 육상선수의 모습을 그리스 도자기 형태에 담아 둬 역사성을 강조했다. 오륜의 패턴을 다양하게 변주한 레이첼 화이트리드의 ‘런던2012’도 재미있다. 앤시아 해밀턴은 ‘다이버들’이란 작품을 내놨다. 콜라주 기법으로 역동적 조각 작품을 선보여 왔던 작가는 싱크로나이즈드 수영 선수들을 화면 아래에 배치한 뒤 마치 다리로 오륜기를 돌리는 듯한 광경으로 도전하는 올림픽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색을 광학적으로 분할한 작품으로 유명한 브리짓 라일리는 ‘장미, 장미’라는 작품에서 영국을 상징하는 장미의 색깔을 광학적으로 나눈 색의 마술을 선보인다.

앞서 2008년 테이트모던갤러리에서 올림픽 선수들이 전시장을 질주하는 퍼포먼스로 열광적인 반응을 받았던 마틴 크리드는 오륜기 색을 기초로 올림픽을 상징하는 연단을 재현해 스포츠정신에 대한 존경을 보여줬다. 런던의 랜드마크인 빅벤을 색으로 분할해 둔 사라 모리스의 ‘빅벤’도 이채롭다. 영국 현대 작가들의 흐름을 엿본다는 점에서는 8월 19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쿨 브리타니아’전도 참고할 만하다.

●오륜기 워터스크린·호돌이 설치물, 향수 자극

1988년 서울올림픽을 추억할 수 있는 전시도 있다. 9월 16일까지 서울 방이동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백남준 탄생 80주년 전이다. ‘쿠베르탱’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든 작품으로 여러 대의 모니터와 네온으로 인간과 오륜을 형상화했다.

‘올림픽 레이저 워터스크린’은 백남준의 유일한 설치 레이저 작품으로 오륜과 태극기의 4궤(건, 곤, 감, 이) 문양 등을 한데 어우러지게 해 뒀다. 빛을 이용하는 야외 설치 작품인 만큼 매일 밤 2차례 선보인다. ‘메가트론’은 무려 150대의 TV모니터로 구성한 하나의 대형화면에 역동적인 스포츠 경기 장면을 담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2-08-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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