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주기 기술 보유”…투자자 1만8000명 울린 일당 기소

“배터리 전주기 기술 보유”…투자자 1만8000명 울린 일당 기소

정철욱 기자
정철욱 기자
입력 2023-01-16 15:29
수정 2023-01-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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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배터리 사업 3개 법인 대표 등 10명 기소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양산 체계” 허위 홍보·공시
비상장주 1만8500명에 팔아 815억 부당이득
청담동 주택, 롤스로이스·페라리·벤츠 타며 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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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지검은 고성능 배터리의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 1만 8500여 명에게 비상장 주식 2126만주를 매도하고 81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신문 DB
16일 부산지검은 고성능 배터리의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 1만 8500여 명에게 비상장 주식 2126만주를 매도하고 81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신문 DB
고성능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 물리적, 기술적 체계를 모두 갖춘 것으로 투자자를 속여 비상장 주식을 매도하고 80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비상장 업체 3개사 대표 A씨를 구속 기소하는 등 10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철강 부산물을 분쇄, 정제해 전자기기 방열부품인 그라파이트 시트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했다고 홍보하는 등 고성능 배터리와 관계된 소재, 부품은 물론 완제품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속여 1만 8595명에게 3개 회사의 주식 2126만주를 1874억원에 매도하고 81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미인가 금융투자업체를 통해 비상장 주식을 팔아치웠다. A씨가 운영하는 3개사 중 B사는 비상장주식 매매를 위해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시장인 K-OTC에 2021년 4월 거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K-OTC 거래 개시 이후 이 회사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한때 시가총액이 6175억 원에 달했다. A씨 등이 지속적으로 회사의 사업성과 기술력, 거래처 등을 홍보하고, 투자자를 유인하면서 B사 주식은 K-OTC에서 2021년 거래대금 3위(1110억원), 지난해 거래대금 2위를(1273억원) 기록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B사 등은 배터리 소재, 부품을 생산할 기술력이나 설비를 갖추지 못했고, 시중에서 구입한 부품으로 배터리 시제품을 만들어 국내 대기업에 테스트용으로 납품하고는 마치 정식 납품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부당수익으로 서울 청담동에 주택을 구입하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롤스로이스, 페라리, 벤츠 등 고가 외제 차량을 다수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A씨 등의 부동산·계좌 등 자산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금감원 조사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일 때도 허위 홍보와 공시를 계속해 현재 확인된 피해가 비상장업체 대상 수사 사상 최대규모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질서를 교란하는 대규모 금융경제범죄와 서민다중피해사범에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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