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은 최모씨(여 35세)의 오랜 수면 습관은 벽이 있는 오른쪽으로 몸을 돌린 채 잠을 자는 것이다. 대학교 때부터 이어진 습관이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도통 잠이 오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는 정면에서 봤을 때는 심각하게 불균형한 자세에 해당한다. 골반 한 쪽이 밀리고, 어깨 역시 한 쪽이 짓눌리는 자세가 되어 몸 전체에 긴장이 오는 것은 물론 목 역시 한 쪽으로 꺾인 형태가 된다. 이 상태가 수면 시간 내내 유지된다고 봤을 때 척추가 받는 압박은 상당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허리나 목 디스크 환자들의 생활습관을 살펴보면, 평상시 취하는 자세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짝다리를 짚은 채 서 있거나 턱을 괴는 것,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자세는 모두 신체 한 쪽에 과도한 힘이 쏠리게 하기 때문에 이를 지탱하기 위한 하중이 많아지고, 자주 반복되다 보면 결국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허리나 목 디스크에 있어 ‘어느 날 갑자기’란 단어는 통하지 않는다. 교통사고 등으로 신체에 큰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상 속 작은 습관에 의해 ‘서서히’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요추와 경추 디스크에 모두 해당하는 사항이다. 경추 및 요추, 골반 뼈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어느 한 쪽이 기울어지면 나머지 한 쪽도 이를 따라 정상적인 형태를 벗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리를 꼬는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서 목디스크가 발병하거나, 턱을 자주 괴는 사람에게서 허리디스크가 생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흐트러진 자세, 특히 한 쪽으로 치우친 자세는 몸의 전체적인 균형점을 아예 이동시켜 버리기 때문에 바른 자세를 취할 경우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런 자세가 굳어진 사람들은 금세 다시 한 쪽에 치우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자세 교정이 힘든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게다가 척추는 인체를 이루고 있는 뼈 중에서 가장 유연성이 강하기 때문에 변형이 쉽게 온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척추전문의인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는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몹시 중요한 일이다. 우리 몸은 왼쪽, 오른쪽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고,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한 쪽으로 치우친 자세는 이런 균형을 깨뜨려 허리디스크와 목디스크 등 각종 질환의 온상이 되곤 한다.”면서 “힘들더라도 척추건강을 위해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버릇을 들여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도움말 =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
메디서울 이도선기자(webmaster@med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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