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 교령 취임 100일 맞은 송범두
천도교, 北 최대 종교로 신도 1만명 넘어청우당 소속 23명 최고인민회의에 포진
최, 가족사와 맞물려 위원장 맡을 가능성
인내천 사상 모토 다양한 운동 확산할 것
송범두 천도교 교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포덕(창도) 160주년과 관련한 남북 교류 사업 등 기념행사를 설명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송 교령은 자신도 최씨의 월북 사실에 놀랐다면서 단지 취임 직후인 지난 4월 초 인사차 찾아온 최씨가 농담 반 진담 반의 이런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남한에선 더이상 제가 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청우당을 교두보 삼아 종교적 차원의 통일운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최씨는 천도교에서 이렇다 할 직책을 맡지 않았지만 북한 청우당의 상대 격인 천도교 산하 동학민족통일회의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오래도록 일해 왔다. 송 교령은 따라서 남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최씨가 가족사와 맞물려 청우당의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근 월북한 천도교 교인 최인국씨의 아버지 최덕신(오른쪽)과 어머니 류미영(왼쪽). 최씨의 부모는 모두 월북한 뒤 청우당 고문과 중앙위원장을 지냈다.
서울신문DB
서울신문DB
최인국씨.
송 교령은 특히 천도교의 큰 정신인 ‘인내천’(사람이 곧 하늘)이야말로 남북이 한길을 갈 수 있는 공동의 모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익인간으로부터 시작된 우리 민족은 언제나 사람 대하기를 하늘과 같이 하라는 ‘사인여천’의 정신을 중시해 왔습니다. 남북이 만나 함께할 수 있는 으뜸의 정신이 바로 사람이 중심인 인본 아닐까요.”
천도교는 올해 그 인내천과 인본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행사를 벌여 나갈 계획이다. 모심과 섬김을 중심으로 한 인내천 문화제를 지속적으로 열면서 인내천 지도자 강좌며 인내천 통일아카데미도 정기적으로 마련한다. 이 같은 운동을 미국, 독일, 프랑스 등으로 확산시켜 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송 교령은 “올해 처음 국가에서 5월 11일을 동학혁명기념일로 지정해 고맙게 여긴다”면서 이런 말로 간담회를 마쳤다. “나라 안팎으로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과거 역사를 제대로 챙겨서 조상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깊이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9-07-10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