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서 미사…한기총·한교연 연합예배
기독교 최대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27일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부활절 미사와 예배가 잇달아 열렸다.전국 천주교회가 이날 낮 12시 일제히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연 가운데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신도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미사를 집전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강론에서 “도저히 우리 힘으로는 이길 수 없고, 극복할 수 없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우리는 하나가 된다”며 “희망이 없는데도 딛고 일어나서 생명의 문을 여는 게 부활의 은총”이라고 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의 빛이 여러분과 늘 함께하시길 빌며 부활의 빛과 기쁨, 평화가 한반도 방방곡곡에, 그리고 북녘의 동포들에게, 더 나아가 온 세상 곳곳에 가득하기를 바란다”면서 “특별히 주님의 은총으로 북한의 핵 문제가 잘 해결되고, 남북관계도도 단절과 적대관계가 아닌 소통과 협력관계로 변화되어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가 넘치길 기도드린다”고 염원했다.
염 추기경은 북한 평양교구장 서리를 함께 맡고 있으며 염 추기경의 제안으로 서울대교구는 사순 시기 동안 매 미사 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올렸다.
앞서 전국 천주교회는 전날 저녁 1년 미사 중 가장 성대하게 거행하는 부활 성야 미사를 거행했다.
개신교계에서는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관으로 부활절 예배를 열었다.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교회에서 ‘내 양을 먹이라’(요한복음 11장 25절)를 주제로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열었다.
이번 연합예배에는 46개 교단 신자 7천여 명이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 별도로 부활절 예배를 진행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올해는 연합예배에 동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한국 교회는 민족의 고난과 위기 극복에 앞장서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왔다”며 “오늘 부활절 연합예배가 대한민국을 하나 되게 만들고, 더 나아가 부활 생명이 북녘땅에도 퍼져나가 기아와 폭정으로 고통받는 동포들에게 희망의 빛이 전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전용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대한민국 안에는 소외와 반목, 차별과 양극화,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한 안보문제와 동북아 평화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면서 “이는 부활하신 주님으로 새 생명을 얻은 한국교회의 모든 성도가 함께 기도하며 해결해야 할 기도 제목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설교를 맡은 채영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은 분단의 고통과 세월호 희생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등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수난의 여왕’인 이 땅 한반도에서 터져 나오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생명과 빛에 대한 갈망과 외침에 마음의 문을 열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연합예배에서 한국교회교단장회의는 한기총, 한교연의 통합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2016 부활절을 맞아 교단장들이 한국 교회에 드리는 글’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신앙 앞에서 우리 모두가 한가족이라면 현재 분열된 한기총과 한교연은 통합해 하나 되는 아름다운 모습을 한국교회에 먼저 보여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통적으로 부활절 새벽 예배를 열어온 NCCK는 전날 밤 11시부터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한국기독교 부활선언예배’를 연데 이어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 광화문광장 옆 시민열린마당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가졌다.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가 ‘오늘의 갈릴리 현장’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으며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으로 예배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